‘파와하라’ 악질기업 개망신 준다
‘파와하라’ 악질기업 개망신 준다
  • 에디터 김재현
  • 승인 2018.09.26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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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기업 1호는 어디가 될까.

“일본 후생노동성이 파와하라 방지와 관련된 법 정비에 나섰다”며 “악질기업은 공표까지 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파와하라’(パワーハラ)는 직장, 학교 등에서 윗사람(또는 상사)이 부당하게 권력(power)이나 힘을 행사해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행위(harrasment)를 말한다. 이 ‘파워 해러스먼트’(power harrasment)의 일본식 표현이 ‘파와 하라스멘토’다. 이를 줄여서 ‘파와 하라’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최근 18세 국가대표 체조선수 미야카와 사에(宮川紗江)가 쓰카하라 지에코(塚原千惠子·71) 여자체조강화본부장을 지목하며 “파와하라를 당했다”고 폭로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파와하라는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만연해 있다는 것이 후생노동성의 설명이다. 급기야 그런 악질상사를 키우거나 두둔한 악질기업을 공표까지 하겠다고 발표했다.

‘파와하라’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건 2001년이다. 도쿄의 컨설팅회사 쿠오레 시큐브의 대표인 오카다 야스코(岡田康子)가 이 말을 만든 주인공이다. 오카다 대표는 정기적으로 일반 노동자들의 직장근무 환경을 상담하고, 연구 분석하면서 ‘파와하라’의 개념을 세웠다.

그 결과물이 2년 뒤인 2003년 나온 ‘용서하지 말자, 파와 헤라스멘토(power harrasment)’라는 책이다. 이후 언론들이 이를 인용하면서 ‘파와하라’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파와하라’가 포괄적인 괴롭힘을 뜻한다면, 성적인 의미로는 ‘세쿠하라’가 있다. ‘세쿠하라’(セクハラ)는 성희롱을 말한다. 영어 섹슈얼 헤러스먼트(sexual harrasment)에서 차용해 ‘세쿠 하라’라고 한다. 이 말이 등장한 건 1986년, 배경은 이렇다.

당시 치바현의 전철역에서 만취한 한 남성이 여성에게 치근대다 떠밀려 선로 아래로 떨어졌다. 이 남성은 달려오는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여성의 직업은 댄서였다.

그런데 많은 언론들이 이 여성의 직업을 문제 삼으면서 흥미위주로 사건을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여성에 대한 남성 폭력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고, 이 여성을 지원하는 여성단체가 ‘세쿠하라’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게 됐다.

3년 뒤인 1989년, 후쿠오카현의 한 출판사에 근무하는 여성이 상사를 상대로 일본 최초로 ‘성희롱’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반향은 컸다. 세쿠하라라는 단어는 그해 ‘신조어, 유행어 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당시 상을 받은 사람은 3년 전 ‘선로 추락 사건’ 소송을 맡았던 변호사였다.  <에디터 김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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