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 고이즈미 전 총리 아들의 ‘정치 셈법’
주목! 이 사람/ 고이즈미 전 총리 아들의 ‘정치 셈법’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8.09.26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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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미남. 또한 내 몇 안되는 정치인 교류 중, 그들의 입에서 신지로씨에 대한 욕을 들어 본 적이 없다.”(顔は男前。また僕の数少ない政治家交流の中でも、政治家の口から進次郎さんの悪口を聞いたことがない。)

극우 정치인으로 알려진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의 한 인물에 대한 평가다. 하시모토 전 시장이 언급한 신지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37) 자민당 의원이다.

신지로 의원은 아직 30대에 불과한 ‘정치 아이돌’이지만, 이미 어엿한 중의원 4선 의원이다. 잘생긴 외모의 신지로 의원은 그동안 거침없는 언변과 주장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무엇보다 그는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승자(아베 총리), 패자(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신지로 의원은 선거 막판인 20일, 이시바 시게루 지지를 밝혔다.(그는 6년 전 대결에서도 이시바를 지지했었다.) 선거는 아베 총리의 완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신지로 의원의 이시바 지지 배경을 두고 일본 언론들은 여전히 뜨겁다. 온갖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비록 라이벌(이시바)을 지지했지만 신지로 의원의 입각설까지 나돌고 있다.

① 신지로 의원과 가나가와현의 관계

신지로 의원의 정치적 뿌리는 가나가와현이다. 2009년 8월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은 그의 선거구가 바로 거기다. 가나가와현은 고이즈미 집안이 대대로 출마해온 선거구다.

그의 할아버지 고이즈미 준야(1904~1969)는 그곳에서 중의원 선거에 입후보에 당선됐다. 고이즈미 준야는 사토 에이사쿠 총리 1차 내각(1964년 11월~1967년 2월)에서 방위장관을 지냈다. 그의 아들인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1972년 중의원에 당선, 이후 3번이나 총리(87,88,89대)를 지냈다.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비서로 일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1978년 후쿠다의 중매로 에스에스 제약 창업자인 다이도쇼잔(泰道照山)의 손녀딸(미야모토 가요코)과 결혼했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바로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다. 그의 형(고타로)은 배우로, 신지로 의원은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② 왜 뒤늦게 지지 표명을 했나

방위장관 할아버지, 총리 아버지를 둔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은 왜 대세인 아베 총리가 아닌 이시바를 지지했을까. 그는 지지 표명 후 기자들에게 “인간관계처럼, 자민당도 다른 의견을 짓누르는 게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강점으로 바꾸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런 생각에서 나는 판단(이시바 지지)했다”고 말했다.

신지로 의원은 선거 막판 당원투표가 끝난 20일에서야 이시바 지지를 표명했다. 미묘한 시점을 두고도 말이 많다. 시사매체 ‘프레지던트’는 아베 총리 진영의 말을 인용 “만일 신지로의 표명이 선거 고시 일(7일) 전에 이루어졌다면, 지방표에서 역전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는 아베 진영이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는 얘기로 들린다.

지방표는 당원 투표(아베 224표, 이시바 181표)를 말하는데, 국회의원표와 달리 아베 총리가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프레지던트’는 “아베에게 가장 큰 위협은 선거 기간 동안 이시바와 고이즈미 신지로가 콤비로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아베 진영에서 보면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신지로 의원이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배려한 측면도 있다는 설도 나돈다. 여기에는 가나가와현이라는 지역연고가 작용한다.

칸 관방장관은 1996년 중의원 선거에서 가나가와현 2구에 출마해 첫 배지를 달았다. 신지로 의원과의 관계로 보면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지난 7월 하순 칸 관방장관은 한 강연회에서 미래의 총재 후보로 고노 다로 외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을 꼽았다.

③ 아베 총리, 과연 그를 입각시킬까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 이런 인연을 마음에 두고 이시바 지지 표명을 늦췄다는 얘기다. 칸 관방장관에 대한 배려는 곧 아베 총리에 대한 배려로 이어진다. 아베 총리 입장에선 신지로 의원이 껄끄럽지만, 무시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그래서 입각설까지 나도는 것이다.

매체 프레지던트는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의 입각설과 관련 “고이즈미를 입각, 발탁하면 내각의 중심이 된다”며 “(아베 총리가) 자신에게 활을 당긴 인물(고이즈미)을 기용하는 것은 통 큰 이미지로 연결된다”고 했다.

한 국회의원 비서(神澤志万)는 경제매체 ‘비즈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아베 총리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주변을 '친구들 같은 의원들'로 굳혀 놓고, 이시바파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는 그런 대응을 한다면 국민의 마음은 멀어지게 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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