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겸청’(兼聽) 하는 리더만이 민심을 얻는다
발행인 칼럼: ‘겸청’(兼聽) 하는 리더만이 민심을 얻는다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4.04.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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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했다. 남은 3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은 어떻게 될까.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정부의 손발이 꽁꽁 묶였다. 제22회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국정운영 동력을 완전히 잃었기 때문이다. 오만과 불통 그리고 소통 부재의 정부로서는 예견된 일이었다. 

총선에서 여당, 범야권에 참패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뭉칠 경우, 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게 된다. 임기는 3년이나 남았는데 사실상의 ‘식물정부’가 된 셈이다. 

앞으로 대통령은 뭘 해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당장 오만과 불통의 외투를 벗어 던져야 한다. 더 나아가 야권에 손을 내밀고 끊어진 소통의 다리를 이어야 한다. 

모름지기 국가의 리더는 소통을 제1덕목으로 여겨야 한다. 바로 ‘겸청’(兼聽)하는 자세다. 과거를 통틀어 겸청을 강하게 주문했던 이로, 당나라의 위징(魏徵: 580~643)을 꼽을 수 있다. 

위징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태종 이세민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정치가였다. 이른바 ‘직간의 대명사’. 이세민은 자신의 반대편에 섰던 위징의 간언이 거슬렸음에도 귀를 열고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 ‘소통’의 중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겸청즉명(兼聽則明)하는 자세
628년 이세민이 위징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밝아지고, 어떻게 하면 어두워지는가”라고. 밝아지는가는 명군(名君)을, 어두워지는가는 혼군(昏君)을 의미한다. 즉슨, 이세민은 어떻게 하면 명군이 되는가를 물은 것이다. 

이에 위징은 “두루 들으면 밝아지고(겸청즉명: 兼聽則明), 치우쳐서 믿으면 어두어집니다(편신즉암: 偏信則暗)”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겸청’은 소통을 의미한다. 

이를 지금 정국에 대입하면, 국민과 야권과 두루 소통해야 국정운영이 원활해 진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겸청과 담을 쌓고 살아왔던 윤 대통령이 야권에 어설픈 손을 내밀지는 미지수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패막대우부자지(敗莫大于不自知)의 자세
대통령과 여당의 커다란 패책은 또 있다. ‘남탓’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이런 말이 나온다. 패막대우부자지(敗莫大于不自知). ‘실패를 초래하는 이유로 자신을 모르는 것보다 큰 것은 없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내 탓인데 남 탓을 한다는 얘기다. 대통령과 여당은 늘 그래왔고, 선거 기간 중에도 그랬다.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이런 고질병을 고치지 않고서는 다시 민심을 얻기가 요원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오만과 불통의 외투부터 벗어 던져야 한다. <발행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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