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시마…그곳에 가고 싶어지는 이 책
야쿠시마…그곳에 가고 싶어지는 이 책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8.10.04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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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 저자 스토리투어 조현제 대표. photo= 김재현 기자. ​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통상적인 여행 가이드북을 넘어서 일본의 문화인류학적인 기록까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영화감독 송일곤)

“‘빗방울’이라는 단어가 실재하는 현실이라는 것을 야쿠시마를 통해 체험했다. 그곳의 비는 방울이 되어 내리고, 그 빗방울 하나하나에 내 모습을 비출 수 있었다.”(배우 박용우)

감독과 배우로 짝을 이룬 두 사람은 여행서의 추천사에 이렇게 썼다. 송일곤 감독은 2011년 여행 다큐 영화 ‘시간의 숲’을 야쿠시마에서 찍었다. 배우 박용우씨는 영화의 주인공이다.

야쿠시마(屋久島)는 일본 최남단현인 가고시마에서 뱃길로 2시간 남짓 떨어진 ‘일본의 세계자연 유산 1호’ 섬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이 곳을 배경으로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를 만들면서 더 많이 알려지게 됐다. ‘사슴 2만, 원숭이 2만, 사람 2만’이 함께 살고, 1년 내내 비가 많이 온다는 그곳이다.

여행 몇 번 다녀오고 뚝딱 책을 내는 요즘이다. 하지만 이 여행서는 저자의 15년 경험과 체험이 녹아있는, 녹록하지 않은 책이다. 저자는 스토리투어 조현제 대표. 책 제목은 ‘원령공주의 섬, 야쿠시마'(달팽이 출판).

한때 중견건설사에서 근무했던 저자는 IMF 사태를 맞으면서 일본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2004년부터 이와사키호텔그룹이라는 가고시마 유력그룹의 서울사무소장으로 일했다. 지금은 야쿠시마 전문 트래킹 여행사인 스토리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야쿠시마 전문여행서 출간을 처음 생각한 건 4~5년 전부터”라고 말했다. 글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위해 한 인터넷 매체에 남큐슈 여행기를 1년 간 연재했다. 그러면서 야쿠시마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고, 아울러 글실력도 다듬었다. 그런 후, 그는 그동안 블로그와 노트에 적어두었던 내용을 참고하면서 올해 여름 한 철 원고와 씨름했다.

책에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저자는 책의 앞머리로 ‘조몬스기’라는 야쿠시마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를 내세웠다. 수 천 년 동안 야쿠시마의 원시림을 지켜온 이 ‘산신령 같은 나무’가 처음 발견됐을 때의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바다거북과 지역 명물 날치 이야기부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민박집 여주인의 사연, 야쿠시마의 농부시인 야마오 산세이, 특산물 미다케 소주, 부산 출신의 현지 여성 이야기까지 내용은 다양하다. 독자들이 야쿠시마를 방문할 경우를 감안해, 민박집과 호텔 리스트도 빼놓지 않았다. 야쿠시마의 시원한 풍광 사진들은 ‘안구정화’에 도움이 된다.

“이 책을 통해 야쿠시마를 한국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는 저자는 ‘기리시마시 국제교류대사’라는 직함도 3년 째 맡고 있다.

윤미숙 전라남도 섬가꾸기 전문위원은 이 책에 대해 “여행자들에게 ‘섬은 쉼’입니다. 적당한 간섭과 내버려둠의 미학이 있는 곳이죠. 지친 심신을 내려 놓으려 야쿠시마를 찾아갔습니다”라고 평했다. 윤미숙 위원의 말처럼, 책을 덮고 나면 야쿠시마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끈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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