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 손정의 동생이 사무실을 없앤 이유
주목! 이 사람/ 손정의 동생이 사무실을 없앤 이유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8.10.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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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에게 회사 사무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중요한 장소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사무실관이 앞으로는 빠르게 변할지도 모르겠다. 장소를 옮기거나, 아예 없애거나.

일본 통신기업 소프트뱅크의 손정의(61) 회장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던 8월 6일, 새로운 변화를 제시했다. 그는 “소프트뱅크 본사를 가까운 장래에 위워크로 전부 이전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ソフトバンク本社を近い将来、WeWork(のオフィスに)に全部移転しようかと議論している)고 말했다.

사무실 공유 플랫폼인 위워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의 하나로,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손정의 회장은 위워크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상태다. 현재 소프트뱅크 직원 1700명이 위워크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손정의 회장의 말은 전통적인 사무실 개념을 바꾸겠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사무실을 없애는 ‘투자계의 큰손’도 있다. 다름아닌 손정의 회장의 친동생인 손태장(46) 미슬토(Mistletoe) 회장이다. 손정의 회장보다 열 다섯 살 아래인 손태장 회장은 동경대(도쿄대) 경제학부 출신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 추산, 그의 재산은 2조3500억원에 달한다.

손태장 회장은 1996년 동료 10명과 함께 ‘인디고’(현 아시안 그루브)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이 인디고에서 출발, 일본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 겅호(온세일)를 거쳐 지금의 벤처 투자회사인 미슬토(일본어로 ‘겨우살이’라는 뜻)까지 이어졌다.

그런 손태장 회장은 지난 7월, 도쿄 아오야마에 있는 미슬토 사무실을 없앴다. 그는 7월 23일 사무실 폐쇄 이벤트를 연 자리에서 “(사무실을 없앤 것은) “테이크오프(이륙)”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테이크오프’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손태장 회장은 경제매체 ‘주간 다이아몬드’에 그의 생각과 주장을 연재해 오고 있다. 9월 24일 연재한 글에 따르면, 미슬토는 3년 전 빌딩을 빌려 400평 규모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오피스가 아니었다고 한다.

손 회장은 이 사무실을 ‘미슬토 베이스캠프 도쿄’라고 명명했다. ‘세계 변혁을 향한 공격의 베이스캠프’ 기치를 내건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공간을 손태장 회장은 왜 없앴을까.

그는 “사무실이 뭔가를 하기에는 어중간한 장소”라고 했다. 최근에는 회의 등 대부분의 업무처리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서 사무실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고, 직원 대부분이 전 세계로 뛰어 다니고 있어서 사무실 밖에서 일할 기회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그는 8월 30일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싱가포르에 거주하지만, 현지 사무실에 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모든 미팅이 ‘ZOOM’라는 화상 회의 도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출근 할 필요도 없습니다. ‘working anywhere’(워킹 애니훼어)라는 제도는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손태장 회장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보자. 그는 주간 다이아몬드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무실 없는 사람들이 사고정지(思考停止)없이, 더 창조적으로 일을 하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무실이 없어지는 것은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 ‘테이크오프’(이륙)입니다.>

그는 회사로 꼬박꼬박 출근해 왔던 기존 습관을 ‘경로의존성’(経路依存性)으로 정의했다. 익숙해져버린 이 경로의존성이 악습관이라는 것이다.

손태장 회장은 “다들 지금까지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내일도 같은 행동을 취하려 한다”며 “기술적인 환경을 더 갖추어줘도 여전히 아침부터 출근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왜 회사에 오느냐, 바보 아니냐”고 주장했다.<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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