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1만대 말아먹은 해충 소동
자동차 1만대 말아먹은 해충 소동
  • 에디터 김재현
  • 승인 2018.10.10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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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무시(カメムシ)라는 해충이 있다. 카메무시는 한국에서는 ‘노린재’로 불린다. 이 해충은 ‘거북이(카메) 벌레(무시)’라는 뜻으로, 생긴 모양이 거북이 등딱지를 얹어 놓은 것 같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런데 카메무시의 한 종류인 쿠사기카메무시(クサギカメムシ:영어명 Brown marmorated stink bug)가 일본차 수출의 발목을 잡은 일이 있었다면 믿겠는가.

먼저 쿠사기카메무시에 대해 좀 알아보자. 큰 것은 크기가 2센티미터 정도 되는 카메무시는 감귤이나 사과 등 과즙을 빨아 먹는 농업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니혼게이자이가 운영하는 바이오 분야 사이트 ‘닛케이바이오테크’는 카메무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2월 21일자 보도)

<일본 전역에 분포하고 과수원에 광범위한 피해를 준다. 게다가 냄새가 강하다. 쿠사기카메무시가 실내에 침입하면 대단히 불쾌한 냄새가 난다.>

일본 농림수산성 홈페이지는 “쿠사기카메무시는 동면할 때 틈새에 비집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冬眠の際に隙間に入り込む習性があります。)고 했다.

아사히신문 자매지 아에라(AERA)는 “옛날부터 가을에 노린재가 많이 발생하면 겨울에는 폭설이 온다고 한다”(昔から秋にカメムシが大量発生すると、冬は大雪になるとも言う。)며 “가을에는 월동을 위해 주택에 침입할 수 있고, 집의 벽이나 창틀 틈새 등에 기어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고 했다. (3월 14일자 보도)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는 홈페이지에서 “2018년 9월 1일부터 2019년 4월 30일 사이는 카메무시 위험 기간”(2018年9月1日から2019年4月30日の間:カメムシリスク期間이라며 “뉴질랜드가 9월부터 일본 자동차와 기계 수입에 대해 카메무시 검역을 강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카메무시가 뉴질랜드 자동차 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는 걸까. 카메무시 소동이 일어난 건 올해 2월이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일본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던 자동차 운반선 4척이 현지에서 도착했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카메무시들이 대량으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농업청정국가 뉴질랜드는 하역을 거부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는 “쿠사기카메무시는 동면 때 차량 틈새 등에 끼어 있기 때문에 일반 검사 및 선상에서 발견되거나 제거가 어렵다”(クサギカメムシは冬眠の際に車の隙間などに入り込むことから、通常の検査や船上での発見・除去が難しく)고 했다. 카메무시 때문에 하역 되지 못한 차량은 1만대에 달했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1990년대 후반 자동차 생산이 종료되고, 지금은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수입 대수(신차 및 중고차)는 31만776대로, 그 중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19만 4287대에 달했다. 전체의 63%다.

뉴질랜드 정부는 카메무시가 자국의 농업을 위협한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현재도 일본 수출 자동차에 카메무시 검역을 철저히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반대로 일본 자동차 수출업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닛케이바이오테크’는 “쿠사기카메무시가 비관세 장벽이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クサギカメムシが非関税障壁になってしまう可能性があります。)고 했다. 카메무시가 자동차 무역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에디터 김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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