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도요타 아키오…닮은 점&다른 점
손정의-도요타 아키오…닮은 점&다른 점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8.10.11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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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도요타 아키오 회장, youtube=사진출처

 

소프트뱅크와 도요타 자동차가 공동출자 회사(모넷 테크놀로지:MONET Technologies)를 설립하기로 발표한 건 10월 4일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모노즈쿠리(モノづくり:일본의 장인 정신)를 이어온 도요타와 업태를 계속 변경해온 소프트뱅크의 조합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회장이 손을 잡은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래의 자동차 사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향후 AI 전쟁터는 ‘모바일 서비스 분야’라는데 두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이런 공감대를 가진 손정의와 아키오 회장은 여러 면에서 서로 닮았다. 일단 나이가 비슷하다. 손정의 회장은 1957년생(61세), 아키오 회장은 1956년생(62세)이다. 직함도 둘다 회장 겸 사장이다. 공부한 곳도 같은 미국이다.

아키오 회장은 게이오대학 법학부를 졸업했지만, MBA 공부는 미국에서 했다. ‘투자 가치와 졸업생 연수입’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밥슨 대학(Bobson College) 대학원을 수료했다. 손정의 회장은 잘 알려진 대로 UC버클리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창업 차원에서는 서로 많이 다르다. 니혼게이자이에서 일했던 경제평론가 야스이 다카유키(安井孝之)씨의 표현을 빌리면, 아키오 회장은 손정의 회장을 ‘타다키아게의 창업자’(たたき上げの創業者)라고 평가했다. ‘타다키아게’는 밑바닥에서부터 올라가 이룬 성공이나 그 사람을 뜻한다.

손정의 회장은 1979년 22세 때 미국에서 처음 회사를 만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손 회장이 스스로 사업을 일군 반면, 아키오 회장은 창업가문의 후손이다. 도요타자동직기(豊田自動織機)를 창업한 도요타 사키치(豊田佐吉)가 증조부, 도요타 자동차를 창업한 도요타 키이치로(豊田喜一郎)가 조부다.

아키오 회장의 할아버지 키이치로는 자동직기의 미래를 염려했다. 그래서 1930년대 자동직기 사업에서 자동차 산업으로 과감하게 사업 구조를 바꿨다. 제2의 창업을 한 셈이다. 손자인 아키오 회장은 또 다른 사업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야스이 다카유키 평론가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사히신문 자매지 ‘아에라’ 10월 11일자 보도)

<‘100 년에 한 번 변혁기’라는 시대에 도요타는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메이커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그것은 제 3의 창업이라 할 수 있다.>

아키오 회장은 4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손정의 회장에 대해 “그는 내게는 살아있는 창업자다.(孫さんは私にとってLiving(生きている)創業者です。) 사키치(증조부)와 키이치로(조부)에 버금가는 힌트를 주고 받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업 가문을 이어받는 자신과 달리 자수성가한 손정의 회장에게 존경심을 표한 것이다.

두 사람의 개인적인 비교를 넘어, 도요타와 소프트뱅크는 매출액 규모에서는 크게 차이가 난다. 도요타가 약 29조엔, 소프트뱅크는 약 9조엔이다. 시가총액(시총) 역시 도요타가 크게 앞선다. 순위로는 도요타가 1위, 소프트뱅크가 3위다. 액수로는 도요타가 22조엔, 소프트뱅크가 11조엔이다. 소프트뱅크가 도요타의 절반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번 공동 출자 회사 설립은 도요타가 먼저 제안했다. 매출 29조엔의 도요타가 9조엔의 소프트뱅크에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전 세계 업계가 놀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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