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도, 사원도…고정 좌석 없는 이 회사
사장도, 사원도…고정 좌석 없는 이 회사
  • 이재우 기자
  • 승인 2018.10.12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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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무실은 대개 고정 좌석이 있다. 한 부서를 예로 들면, 부장(팀장)을 중심으로 직급순으로 자리가 배치된다.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전통적인 사무실의 모습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스타일을 벗어나려는 시도도 있다. 일하는 방식을 개혁하고 고정 좌석을 없앤 것인데, 이를 일본에서는 ‘프리 주소제도’(フリーアドレス制)라고 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매출을 3배까지 늘린 곳이 있다고 한다. 경제매체 ‘프레지던트재팬’이 보도한 회사를 소개한다.

이 회사는 사장실도 없다. 임원실도 없다. 사장부터 신입직원까지 고정 좌석 없이 일한다. 출근하면 개인 사물함(라커)에서 노트북을 꺼내 그날 기분에 맞는 공간에 가서 좌석에 앉으면 된다. 좌석은 PC가 있는 책상, 스탠딩 형 하이 테이블, 카페 스타일 테이블 등 다양하다.

일하는 공간 중앙에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있고, 휴식이나 회의에 사용할 수도 있다.

저녁에는 주류도 제공된다고 한다. 작은 파티도 가능한 공간이다.

사업용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CBRE(일본법인)라는 회사가 처음부터 이런 공간이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4월 회사를 이전하면서 공간을 대폭 변경했다고 한다.

2016년 10월 새로 사장으로 취임한 사카구치 에이지(坂口英治) 사장도 처음에는 고정 좌석이 없는 공간이 낯설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전 직장이던 미츠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에서는 부사장 이상 독방을 제공합니다. 말하자면, 독실 문화에서 적응해 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게 좋았습니다. 사실 직원을 대부분 모른 채 부임했기 때문에 개인방이 없는 것이 오히려 직원들의 얼굴과 내부 움직임을 더 잘알 수 있었습니다.>

사원들의 충격도 컸다. 이 회사의 한 수석 디렉터는 새로운 사무실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이건 무리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정석 때는 보조 직원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간단한 복사나 FAX는 즉시 해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직원이 어디 앉아 있는지 모릅니다. 처음에는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찾는데 3~4분을 소비했어요. 그러면서 간단한 작업은 스스로 하는 편이 빠르다고 깨달았죠.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는데 3개월 걸렸습니다.>

직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점차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무실이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3만명을 넘어 섰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다. 채용 효과도 뒤따랐다. 매년 신입사원 채용 인원이 늘어났고, ‘내정 사퇴’하는 비율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올해 4월 입사한 한 신입사원은 “본인의 페이스에 맞게 자리를 구분해 앉는 것이 매력”이라며 “퇴근 때는 상사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실질적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2가지 조사를 했다. 먼저 ‘현재 사무실이 자신의 건강과 행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느끼느냐’고 물었다. 고정 좌석제 도입 직전인 2014년엔 5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면, 고정 좌석제 도입 3년 후인 2017년에는 8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개인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고 한다. 2104년엔 76%에서 2017년에는 84%으로 상승했다. 또 직원의 70%가 “같은 부서와 다른 부서 동료들과 쉽게 협업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고 했다.

실제로 협업 안건 수도 이전 사무실 때에 비해 3배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프레지던트재팬’은 “물론 회사 전체 매출도 ​​약 3배 늘어났고, 확실히 생산성은 향상하고 있다”(もちろん会社全体の売上額も約3倍に伸び、確実に生産性は向上している。)고 전했다.

하지만 ‘프리주소제도’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같은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고정 좌석을 없앴다고 해서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의 매출이 3배로 늘어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비영리매체 팩트올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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