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열전/유니참 창업주의 성공 키워드①
CEO 열전/유니참 창업주의 성공 키워드①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8.10.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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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생용품 기업인 ‘유니참’ 창업자 다카하라 게이치로(高原慶一朗)씨가 10월 3일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노쇠. 87세였다.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들은 사망 엿새 뒤인 10월 9일 그의 부음 소식을 전했다.

여성 생리용품 시장을 개척한 다카하라 게이치로는 2001년 사장직을 장남(다카하라 다카히사)에게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일본 경단련 부의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도쿄 대학, 와세다 대학 등에서 출강하며 비즈니스 노하우를 강의했다. 그는 특히 일본에서 ‘현장주의’를 강조한 대표적인 경영자로 꼽힌다.

시사매체 슈칸겐다이(10월 15일자)와 일본 언론의 보도, 그리고 다카하라 게이치로가 쓴 ‘현장이 답이다’(한국판, 도서출판 서돌, 양준호 옮김)라는 책을 통해 유니참 창업주의 성공 키워드 3가지를 살펴봤다.

다카라하 게이치로는 1931년, 전통 화지(和紙: 물에서 체로 걸러 손으로 뜨는 방식)로 유명한 에히메현 가와노에시(川之江市)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소학교 졸업 후 종이 도매상에서 사환으로 일하며 국광제지(国光製紙)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아버지의 일을 보고 기업가를 꿈꾼 다카하라 게이치로는 오사카 시립대학 상학부에 입학했다. 그는 졸업 논문의 주제로 고향과 관계가 있는 ‘종이’를 선택했다. 종이에는 ‘기록’, ‘포장’ ‘닦는 것(흡수)’ 등 3가지 기능이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닦는 것’(흡수)은 앞으로 경제 발전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슈칸겐다이는 “향후 자신이 종이의 ‘닦는(흡수)’ 기능을 살린 회사를 만드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카하라 게이치로가 유니참의 전신인 ‘다이세카코(大成化工) 주식회사’를 설립한 건 1961년, 그의 나이 29세 때였다. 이 회사는 건축 자재를 주로 만들었다. 하지만 건축 자재는 다카하라 게이치로가 꿈꾸던 품목이 아니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건축 자재와 같은 중간 상품으로는 나만의 브랜드를 가지는 것이 어려웠고, 또 가격을 재량껏 정하지 못하는 답답함도 있었다. 무엇보다 건축 자재는 내가 추구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초조함에 항상 쫓기고 있었다.>(‘현장이 답이다’ 80쪽 인용)

 

건축 자재에서 여성용품으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을 하다.

그러다 궁리 끝에 택한 것이 여성용 생리용품이었다. 건축 자재에서 여성용품으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을 한 것이다. 그가 생리용품을 선택한 건 중소기업 시찰단으로 미국을 방문하면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당시 일본과는 달리 미국 슈퍼마켓에서는 생리용품이 다른 상품과 다를 바 없이 밝고 오픈된 장소에 진열되어 스스럼없이 팔리고 있었다. 여자 고객들은 생리용품 코너에 가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선뜻 상품을 집어들어 바구니 안에 던져 넣었다. 마치 포테이토칩을 사는 것처럼 쉽게 생리용품을 사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성공 가능성이 아주 큰 것을 낚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맞다 바로 이거다, 이걸 하자”.> (같은 책 58쪽 인용)

미국 시장을 시찰하고 돌아오던 그는 가방에 샘플로 생리대를 가득 넣어 귀국했다. 세관 직원은 그걸 보고 “이게 뭡니까”라고 물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고 한다. 생리대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2편에 계속>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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