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서 계속>
유니콘 기업 메루카리를 이끌고 있는 이는 40세의 야마다 신타로(山田進太郎) 회장 겸 CEO다. 와세다대 교육학부 출신인 그는 학창 시절 ‘와세다의 빌게이츠’(早稲田のビル・ゲイツ)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변호사, 어머니는 세무사였고 대학 졸업 후에는 기업가의 길을 걸었다.
대학 시절 라쿠텐(楽天)에서 인턴을 경험한 바 있는 야마다 신타로는 2001년 우노(Unoh)라는 인터넷 서비스 회사를 설립했고, 제작한 게임은 히트를 쳤다. 그는 미국 소셜 온라인 게임업체 징가(Zynga)에 재빠르게 회사를 매각했다. 징가의 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1년 반 만에 회사를 떠났다.
이후 그는 배낭을 메고 9개월 간 세계 여러 곳을 방랑했다. 징가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수십억엔을 손에 쥐었지만, 그가 묵은 곳은 저렴한 쪽방 숙소였다고 한다.(아사히신문 4월 15일자)
인도와 캄보디아 등을 돌며 그는 새로운 사업의 힌트를 얻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필요하지 않는 물건들을 서로 매매하면 어떨까’하고 생각했다. 프리마켓 어플리케이션 모델이었다. 야마다 신타로는 당시를 이렇게 말했다.
<2012년 귀국하니 일본에서는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보급되고 있었습니다. 여행 중에 나는 ‘신흥국에서 본 사람들 모두가 스마트폰을 가질 시대가 올 것’이라 직감했습니다. 개인끼리 물건을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면, 지금은 가난한 사람들도 선진국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비즈니스인사이더 재팬 1월 1일자)
그는 2013년 자본금 2000만엔으로 메루카리를 설립했다. 메루카리는 올해 6월 19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설립 5년 만에 야마다 신타로는 억만 장자의 대열에 합류했다.
메루카리는 회장~사원까지 슬랙(slack:비즈니스용 채팅 도구)을 통해 동일한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고 한다. 회장이나 직원이 갖고 있는 정보량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 임직원 개개인이 경영자 마인드를 가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메루카리의 최근 주식 상황은 좋지 않다. 주식 공개(6월) 당시의 가격(3000엔)보다 밑돌고 있는 것. 10월 27일 경제매체 비즈저널은 “국내 프리마켓 이용자는 늘었지만 미국에서의 사업 확대에 따른 선행 투자가 짐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디터 김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