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밍’ 이야기/ 커피(하)
‘브랜드 네이밍’ 이야기/ 커피(하)
  • 이재우 기자
  • 승인 2018.11.25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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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계속>

일본은 대형 커피 체인점뿐만 아니라 유명한 로컬 브랜드들도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에 본점을 둔 ‘사자(サザ) 커피'다. (영어 브랜드는 Saza Coffee)

3) 사자 커피: 임제종 ‘차좌끽다’(且座喫茶)에서 따와

1969년 창업자 스즈키 요시오(鈴木誉志男)가 개업한 사자 커피의 유래는 불교와 관련이 있다. 중국 당나라 말기 임제종 시조 임제의현(臨済義玄) 선사의 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 회사 홈페이지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사자의 유래는 임제종의 ‘차좌끽다’에 나오는 ‘자! (잠시) 앉아서 차를 마시게’라는 의미다.>

(홈페이지 원문 : サザの由来は、臨済宗「且座喫茶」から、「さあ、座してお茶を飲んで下さい」の意味。)

커피 이름인 사자(サザ)가 차좌끽다(且座喫茶)의 일본 발음인 ‘샤자’키사(しゃざきさ)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커피 이름치고는 꽤나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콜롬비아 직영 농장을 운영 중인 사자커피의 가격은 좀 비싼 편이다. 일반적으로 커피 한 잔에 넣는 원두의 양은 일반 카페에서는 10그람 정도지만, 사자커피는 15그람이라고 한다.

4) 키(Key) 커피: “커피는 새 문화 여는 열쇠(키)”

일본 커피 가공 3사로는 키커피(Key Coffee), UCC홀딩스의 자회사인 유니카페(ユニカフェ), 이시미츠쇼지(石光商事)가 있다.

키커피는 창업자 시바타분지(柴田文次)의 손에서 탄생했다. 19세의 시바타가 요코하마에 커피집 ‘목촌상점’(木村商店)을 연 건 1920년. 일본의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로 성장한 현재의 ‘키커피주식회사’의 전신이다.

목촌은 시바타의 구성(旧姓)이다. 시바타는 목촌가(木村家)와 인척 관계에 있던 시바타가(柴田家)에 사위양자(婿養子)로 들어가면서 시바타(柴田)라는 새로운 성을 얻었다고 한다.

1928년 목촌상점은 목촌커피점(木村コーヒー店)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시바타에 의해 본격적인 커피 로스팅과 판매가 시작됐다. 현재의 브랜드에 Key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왜일까. 그것은 시바타의 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는 “커피는 일본 사람들의 새로운 문화와 시대를 여는 열쇠(키)가 될 것”(コーヒーは日本人の新しい文化と時代を開く鍵(キー)になる)이라고 확신했다.(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 8월 24일)

5) UCC 커피: 창업주의 성을 딴 회사의 머릿 글자

일본 커피 역사에 UCC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캔커피를 최초(1968년)로 만든 회사가 UCC다. 효고현 고베에 본사가 있는 UCC홀딩스는 산하에 커피 가공회사 유니카페(ユニカフェ)를 두고 있다.

UCC의 브랜드명은 우에시마 커피 회사(上島珈琲株式会社: Ueshima Coffee Company)의 약자다. 우에시마는 창업주의 성이다. UCC는 1933년 우에시마 타다오(上島忠雄)라는 사람이 우에시마상점(上島商店)을 창업하면서 시작됐다.

1981년부터 일본 회사로는 처음으로 자메이카에서 블루마운틴 직영농장(크레이튼 에스테이트: Craighton Estate)을 운영하고 있다. 거기서 UCC 블루마운틴 커피를 생산한다.

잠시 옆길로 좀 새보자. 일본 사람들은 한때 자메이카 산악 지역의 블루마운틴을 최고의 커피로 여겼다. 그런데 이 블루마운틴을 뛰어넘어 최고급 커피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 게이샤(Geisha)다.

얼핏 이름으로 봐서는 일본의 가무 예능여성 게이샤(藝者)가 떠오른다. 하지만 아니다. 그 게이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게이샤라는 품종은 커피의 고향 에디오피아의 게이샤라는 마을에서 유래했다. 그 마을의 기후와 지역 환경이 중남미의 파나마와 비슷하다고 해서 흔히 ‘파나마 게이샤’라고 불린다. 게이샤 커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게이샤(藝者)의 이미지와 중첩되면서 일본에서 더욱 귀한 존재가 됐다.

6) 이시미츠쇼지(石光商事): 창업 당시는 창업주 이름을 그대로 사용

“창업 100년이 넘는 일본 커피 무역의 선구자.’

일본 커피 전문매체 커피메카(coffee mecca)는 이 회사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시미츠쇼지(석광상사:石光商事)다. 이 회사 역시 UCC처럼 창업주의 성을 딴 브랜드다.

효고현 고베시에 본사를 둔 커피 수입, 판매 회사인 이시미츠쇼지는 창업 당시에는 식품회사로 출발했다. 창업주 이시미츠 스에오(石光季男)는 19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회사를 설립하고 고베에 지점을 냈다.

이후 본사를 고베로 옮겼고, 1951년에는 커피 수입회사 ‘이시미츠 스에오’(石光季男)를 설립했다. 창업주의 이름을 통째로 상호로 쓴 것이다. 그러다 1963년에는 현재 상호인 이시미츠쇼지(石光商事)로 개명했다.

긴 기사를 정리해보자. ①도토루 커피는 브라질 거리에서 착안했고②고메다커피는 쌀집과 이름을 합성했고③사자커피는 중국 불교에서 비롯됐고④키커피는 ‘마음을 여는 열쇠’의 의미를 갖고 있고⑤UCC와 ⑥이시미츠쇼지는 창업주의 성을 브랜드로 사용했다.

6개의 상호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든, 하나같이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커피 역사가 짧은 한국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비영리매체 팩트올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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