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밍’ 이야기/ 커피(상)
‘브랜드 네이밍’ 이야기/ 커피(상)
  • 이재우 기자
  • 승인 2018.11.2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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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 제임스 R. 그레고리(James R. Gregory)는 그의 저서 ‘브랜드 혁명’(최원주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기업 브랜드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 있다고 했다.

<강력한 기업 브랜드는 괄목한 만한 수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다. 그것은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하며, 위기를 견뎌내고 보다 쉽게 빠져 나올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마케팅 활동에 좀 더 힘을 더해주며, 그 결과에 있어서도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강력한 기업 브랜드는 시장 점유율의 침식을 느리게 할 수도 또는 멈출 수도 있다. 그것은 재능 있는 인재를 끌어 모으는 것을 쉽게 하며, 재정 그리고 투자 시장에서 기업을 보다 많이 어필하게 만든다.(같은 책 3페이지 인용)>

기업 브랜드가 이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 첫 단계인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 작업부터 잘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네이밍은 해당 상품의 정보와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읽고 부르기 쉬워야 하며, 또한 긍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브랜드 네이밍’ 이야기 2편은 1편 카레에 이어 커피다. 일본 커피 체인점들(도토루, 고메다, 사자 커피)과 커피 가공 회사들(키커피, UCC, 이시미츠쇼지) 등 6곳의 브랜드 네이밍 역사를 살펴봤다.

인구 1억2700만 명의 일본은 커피 소비 대국이다. 전일본커피협회에 따르면 한해(2017년) 커피 소비량은 46만 4686톤으로, 국민 1인당 일주일에 11.09잔을 마신다. 커피 수입량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5위다.

세계 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스타벅스 진출도 빨랐다. 도쿄 긴자에 스타벅스 1호점이 들어선 건 1996년. 미국, 캐나다를 제외하곤 첫 해외 매장이다. 서울 1호점(이대점)은 그 3년 뒤인 1999년 오픈했다.

일본에서 커피 매장이 가장 많은 체인점은 ᐅ스타벅스, ᐅ도토루(DOUTOR) 커피, ᐅ고메다(コメダ) 커피 순이다. 스타벅스 매장은 1300개에 이르고, 도토루는 1100여 개, 고메다는 76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스타벅스는 뱃사람 이름에서 따왔다.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Moby Dick)에 등장하는 피쿼드(Pequod)호의 일등 항해사 이름이 스타벅스다.

당초 시애틀 인근의 광산에서 일했던 갱의 이름인 스타보(Starbo)도 후보에 올랐다.(하워드 슐츠 저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 신화’). 결국은 ‘커피의 해상 무역’ 의미를 담은 스타벅스가 스타보를 제치고 최종 결정됐다고 한다.

1) 도토루 커피: 창업주가 일했던 브라질에서 착안

해외 브랜드인 스타벅스를 빼면, 일본 최대의 커피 체인점은 도토루(DOUTOR)다. 1962년 도쿄에서 커피 로스팅 회사로 출발한 도토루는 무슨 뜻일까?

먼저 창업주 토리바 히로미치(鳥羽博道‧80) 명예회장 이야기부터 해보자. 도쿄의 한 찻집에서 일하던 그는 스무살 때인 1959년, 브라질로 건너가 커피 농장에서 현장감독으로 일했다고 한다.

3년 후 귀국해 1962년, 도쿄에 로스팅 회사를 설립했다. 토리바씨는 1972년 커피 전문점 ‘카페 콜로라도’를, 1980년엔 ‘도토루 커피 숍’을 차례로 오픈했다.

도토루의 브랜드 네이밍엔 토리바씨의 브라질 체험이 담겨 있다. 그의 자서전 ‘도토루 커피, 이기느냐, 죽느냐’의 창업기(ドトールコーヒー「勝つか死ぬか」の創業記)에 따르면, 도토루는 포르투갈어로 ‘의사’, ‘박사’라는 뜻으로, 영어의 닥터(doctor)에 해당한다.

토리바씨가 브라질 커피 농장에서 일할 당시, 하숙했던 곳이 상파울로의 ‘도토루 핀토 페라즈 거리 85번지’(Doutor Pinto Ferraz 85)라고 한다.

그 후 일본으로 돌아와 회사를 설립할 즈음, 그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도토루’로 이름을 붙였다. 브라질에서는 사회에 공헌한 인물을 거리 이름에 붙이는데, 핀토 페라즈(Pinto Ferraz)라는 사람을 기리는 거리에 토리바씨가 살았던 것이다.

2) 고메다 커피: 쌀집 집안 내력에 본인 이름 붙여

일본 커피 체인점 3위인 고메다(コメダ) 커피는 아이치현 나고야를 거점으로 한다. 통상 프렌차이즈는 수도권에서 오픈해 지방으로 세력을 넓혀 가는 게 일반적인데, 고메다 커피는 반대로 지방에서 론칭해 도쿄로 진출한 케이스다.

나고야는 일본에서 커피와 차(茶) 소비에 돈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대표적인 도시로 알려져 있다. ‘원래 나고야는 찻집(커피집)이 많아서 돌을 던지면 찻집과 관련 있는 사람이 맞는다’(もともと名古屋は喫茶店が多く、石を投げると喫茶店関係者に当たる)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일본 커피 전문가 JSI 파트너스 장상인 대표는 “나고야는 가히 ‘커피의 격전지’라고 할 만하다”고 말한다.

고메다 커피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창업자 가토 다로(加藤太郞)가 나고야 변두리에 고메다커피점(コメダ珈琲店)을 연 건, 1968년 1월이다. 그의 집안은 쌀집(米屋)을 했다. 고메다라는 상호 역시 쌀집에서 따왔다.(비즈니스저널 2015년 2월 13일)

일본어로 고메(こめ)는 쌀(米)을 의미한다. 그 ‘고메’에 다로(太郎)의 ‘다’를 붙여 고메다(コメダ)가 된 것이다. 상호는 히라가나가 아닌 가타카나로 쓰고 있다. 고메다 커피는 ‘모닝 세트’로 유명하다. 커피 값만 내면 토스트와 계란을 덤으로 제공한다. 나고야 사람들의 보편적인 아침 식사다. <2편에 계속>

<비영리매체 팩트올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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