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밍’이야기/ 자동차(닛산)
‘브랜드 네이밍’이야기/ 자동차(닛산)
  • 이재우 기자
  • 승인 2018.11.29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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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사진은 닛산 창업주 아유카와 요시스케(鮎川義介)

 

닛산 자동차는 도요타, 혼다차와 다르게 창업자의 이름을 따지 않았다. 지금의 브랜드명 닛산은 ‘닛폰산교’(日本産業)라는 회사의 약칭이다.

닛산(日産)자동차는 1933년 12월 도바타주물(戶畑鑄物)을 이끌던 아유카와 요시스케(鮎川義介:1880~1967)라는 이가 설립했다. 이때의 이름은 ‘자동차제조주식회사’이다. 1934년 6월, 통칭 닛산으로 불리는 닛폰산교(日本産業)의 전액 출자를 받아 회사 이름을 닛산자동차주식회사로 바꿨다.

아유카와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도쿄 제국대학 공과 대학을 나온 그는 신분을 속이고 직공으로 일했다. 야마구치 현 야마구치시에서 태어난 그의 집안은 평범하지 않다. 그의 외할머니가 유력 정치인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1836-1915, 조선 주재 공사 역임)의 누나다. 아유카와는 1910년 이노우에의 지원을 받아 도바타주물(현 히타치 금속)을 설립했다.

아유카와는 1928년 ‘구하라 광업’이라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닛폰산교’라는 지주회사를 만들었다. 아유카와는 닛폰산교를 중심으로 일본광업, 히타치제작소, 일본수산, 닛산자동차를 거느렸다. 신흥 재벌 닛산콘체른(Konzern)이었다.

닛산콘체른의 중심인 닛폰산교는 1937년 만주국으로 이주해서 만주중공업개발로 이름을 바꾸고, 일본과 만주에 걸쳐 콘체른을 형성하려 했다. 당시 아유카와를 만주를 불러들인 이는 현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56-57대 총리)였다. 일본 상공성의 유능한 관료였던 기시는 만주국의 산업차장으로 발탁돼 1936년 부임했다.

당시 만주에서 일했던 기시 노부스케, 아유카와 요시스케, 남만주철도(만철) 사장 마쓰오카 요스케(松岡洋右) 세 사람을 ‘만주의 3스케’로 부른다.

아유카와의 닛산콘체른 야망은 태평양 전쟁 패전으로 좌절됐다. 전후 연합국에 의해 콘체른이 해체되면서 닛산자동차가 독립했다. 이후 닛산은 1966년 스포츠카를 만들던 프린스자동차와 합병하면서 기술력을 한층 더 높였다. ‘판매의 도요타 기술의 닛산’이라는 말은 이런 이유 때문에 나왔다.

닛산은 1966년 2월 기존 ‘블루버드’를 대체할 신형 대중차 써니(Sunny)를 출시했다. 그해 10월 도요타의 코롤라(Corolla)도 세상에 나왔다. 코롤라는 라틴어로 ‘화관’(花冠)을 뜻한다.

당시 도요타는 라이벌 닛산의 써니를 의식, 코롤라의 배기량을 갑자기 바꾸면서 신형 엔진 코드에 Z자를 새겨 넣었다. Z는 러일전쟁에서 연합 함대 사령관 도고 헤이하치로(東郷平八郎)가 발틱 함대를 격파했을 때 걸었던 깃발을 상징한다. 도요타의 ‘타도 닛산’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자동차공업회(JAMA:Jap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는 도요타와 닛산이 경쟁을 벌이던 1966년 그해를 일본 ‘마이 카’ 시대의 원년(The first year of My Car)이라고 표현한다.

아유카와는 태평양 전쟁 이후 어떻게 됐을까. 그는 닛산그룹 각사의 출자를 받아 ‘중소기업 조성위원회’라는 걸 만들어 중소기업 진흥에 힘썼다. 말년까지 정치인(참의원)으로 살다 1967년 사망했다.

아유카와가 만든 이런 닛산은 지금 카를로스 곤(르노-닛산-미츠비시 3사 회장)이 체포 수감되면서 대혼란을 겪고 있다.

한편, 현재 닛산 산하에는 미츠비시 자동차가 있다. 미쓰비시는 실업가 이와사키 야타로(岩崎弥太郎)가 만든 재벌이다. 미츠(三)는 3을, 비시(菱)는 마름모를 뜻한다. 미츠비시그룹의 핵심인 미츠비시중공업에서 자동차가 독립한 것은 1970년.

미쓰비시 자동차가 결정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다. 이 해 차량 69만대의 결함을 알면서도 리콜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977년부터 23년간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이다.

대형 사건은 16년 후인 2016년 4월 벌어졌다. 1991년부터 25년간 조직적으로 연비 조작을 한 것이 밝혀졌다. 기업의 존폐 위기였다. 결국 2016년 닛산이 미쓰비시 자동차의 주식 34%를 매입하면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산하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비영리매체 팩트올 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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