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 마쓰시타 고노스케
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 마쓰시타 고노스케
  • 유환석 화백 기고
  • 승인 2019.01.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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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유환석 화백
삽화=유환석 화백

<재팬올이 ‘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헹가래’라는 시사만화로 잘 알려진 유 화백(한국시사만화가협회장)은 일본 CEO들의 명언과 어록을 한 컷 삽화로 묘사합니다. 여기에 유 화백이 간단한 개인적인 단상을 더합니다.

첫 회(혼다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에 이어 2회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전기(현재의 파나소닉)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1894~1989)의 명언입니다. 그는 ‘포기’라는 단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失敗の多くは、成功するまでに 諦めてしまうところに 原因があるように思われる。
最後の最後まで 諦めてはいけない。

(실패의 대부분은 성공하기까지 포기해 버리는 데에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해서는 안된다.)>

 

<글, 그림=유환석(한국시사만화가협회장)> 2년 전 쯤이다. 후배 하나가 “화투 5광에 유명 정치인들의 얼굴(풍자화)을 넣어서 그려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다. 판매용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엉뚱했지만 재미있는 발상이라 고민하다가 “그러겠다”고 했다. 그렇게 화투 그림을 그려줬는데, 어찌된 일인지 중간에 포기했다고 알려왔다. 정치인의 초상권 문제가 걸렸던 것 같다.

화투와 관련해 흥미로운 것 하나.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任天堂)가 원래 화투를 만들던 회사라는 사실을 아는가. 1889년 창업한 닌텐도는 창업주 야마우치다치로(山内房治郎)의 이름을 딴 ‘야마우치다치로 상점’이 전신이다. 이 상점이 일본에서 가장 먼저 화투를 제작해 팔았다고 한다.

사실 우리가 흔히 명절에 재미삼아 갖고 노는 화투에는 재미난 일화가 숨어 있다. 화투 48장 중에 유일하게 사람이 등장하는 ‘패’가 있는데, 바로 비광(雨光)이다. 이 비광에는 일본 3대 서예가 중 하나인 오노도후(小野道風:894~966)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 비오는 날, 개구리 한 마리가 축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에 뛰어 오르려고 했다. 냇물이 엄청 불어나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이다. 하지만 몇 번이나 점프했지만, 버드나무 가지가 너무 미끄러워 오를 수 없었다.

때마침 개구리 옆에서 한 사내가 우산을 쓰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오노도후라는 사람이었다. 서예가를 꿈꾸던 그는 서예에 진전이 없자 보따리를 싸서 길을 떠나던 중이었다.

그런데, 오노도후가 개구리를 지켜보던 사이,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개구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바람에 몸을 실어 멋지게 버드나무 가지에 뛰어 오르는데 성공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오노도후는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서예를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던 그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정진하여 3대 명필 자리에 올랐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에도 중기에 널리 퍼져 나갔다고 한다. 태평양전쟁 후엔 일본 국정교과서에도 실렸다.

개구리와 오노도후 이야기를 꺼낸 건 ‘포기’라는 단어 때문이다. 포기와 관련된 일본 CEO 명언으로는 마쓰시타전기(현재의파나소닉)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1894~1989)의 말이 인상적이다. 다음과 같다.

失敗の多くは、成功するまでに 諦めてしまうところに 原因があるように思われる。
最後の最後まで 諦めてはいけない。

(실패의 대부분은 성공하기까지 포기해 버리는 데에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해서는 안된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며 존경받던 마쓰시타의 이 말은 화투 속 개구리 일화와 닮았다.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는 개구리나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개구리는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목숨을 건졌고, 오노도후는 그런 모습을 보고 서예가라는 빛(光)나는 삶을 살았다. 그럼, 여러분은?

황금돼지의 해가 왔다. 그 기운대로, 재팬올 독자 여러분은 2019년 한해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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