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껌 좀 씹어야 하는’ 이유
새해에 ‘껌 좀 씹어야 하는’ 이유
  • 에디터 김재현
  • 승인 2019.01.07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뇌신경 내과&인지증(치매) 분야 전문의인 하세가와 요시야(長谷川 嘉哉) 박사는 ‘껌 권장론자’다. 그는 “35세부터 껌을 씹어라”(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 기고)고 권한다. 단순한 껌을 씹으라는게 아니다. 충치와 치주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다음과 같은 성분이 들어간 껌이다.

ᐅ자작나무로부터 얻은 천연감미료 자일리톨, ᐅ우유에서 추출한 단백질 물질인 CPP-ACP ᐅ감자를 원료로 하는 인산화 올리고당 칼슘(POs-Ca) ᐅ사람 유산균인 루테리(Reuteri)균.

하세가와 박사가 껌 씹기를 권하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치주 질환 예방 때문은 아니다. 더 큰 이유가 있다. 박사에 따르면, 치아를 잃는 주원인은 치주 질환으로, 35세를 전후로 발병이 늘어난다고 한다. 이때부터 노화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하세가와 박사는 “(좋은 성분이 들어간) 껌 씹는 과정은 치주 질환을 다스리고, 더 나아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 인지증(일본은 치매를 이렇게 부른다) 환자를 치료했던 하세가와 박사는 이런 점에 주목하고 있다.

치아 한번 물거나 씹을 때마다
3.5㎖의 피가 뇌로 전달된다

박사의 말을 빌리면, 일반적으로 치아 사이에 뭔가를 넣고 한번 물거나, 씹을 때마다 3.5㎖의 피가 뇌로 보내진다고 한다. 보통 초밥 도시락에 들어있는 물고기 모양의 간장 용량이 그 정도다.

한번 물거나 씹을 때마다 그 용량만큼 혈액이 뇌로 전달되며, 자주 씹는 사람일수록 끊임없이 피가 보내지면서 뇌가 활성화 되고 젊어진다고 한다. 자주 물거나 씹기 위해서는 쿠션과 같은 기관인 치근막(歯根膜:치아와 뿌리 사이에 있는 막)이 튼튼해야 한다. 하세가와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런데 치아 갯수가 적을수록 치근막의 쿠션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들어 뇌에 보내지는 혈액의 양도 줄어든다. 뇌 자극이 줄면서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뇌 기능 저하는 의욕 상실이나 건망증 원인이 되고 결국은 치매로 연결된다.”

이런 사실은 나고야대학의 우에다 미노루(上田実) 명예교수의 조사를 통해 이미 검증됐다고 한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노인은 건강한 노인에 비해 남아 있는 치아의 갯수가 3분 1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알츠하이머형 치매 노인은 건강한 노인보다 20년 빨리 치아를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에다 교수는 “치아가 빨리 없어지는 상황에서 치료하지 않고 방치 하면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병 위험이 건강한 사람의 3배나 된다”고 결론 내렸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의 경우, 잃은 치아 갯수가 많을수록 뇌의 위축 정도가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세가와 박사도 같은 주장을 한다. 그는 “내가 운영하는 치매 클리닉의 환자 25%는 치아가 하나도 없는 의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사들의 주장대로라면, 치주 질환 없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것이 먼 장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치매를 막는 한 방법이다. 그러긴 위해선 자주 물거나 씹어야 하는데, 가장 손쉬운 대상이 껌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새해 인사는 이런게 어떨까. 다소 불량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새해 껌 좀 씹으세요”라고.

<에디터 김재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