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의 재팬토크/ 노무라증권과 유튜브의 '콜라보'
정희선의 재팬토크/ 노무라증권과 유튜브의 '콜라보'
  • 정희선 객원 특파원
  • 승인 2019.01.2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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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일본에서도 유튜브(YouTube) 인기는 대단하다. 젊은 층 사이에 유튜브는 이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유명 유튜버(YouTuber)는 연예인 이상의 지명도를 자랑한다. 심지어 일본 최대의 증권사 노무라증권도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전문 기획사와 ‘콜라보’(협업)를 하고 있는 것. 그 과정을 재팬올이 추적했다.>

히카킨(HIKAKIN)이라는
독보적 유튜버 최고 인기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유튜버는 누굴까. 단연 히카킨(HIKAKIN)이라는 사람이 독보적이다. ‘일본 유튜버 선구자’로 불리는 그는 229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본명은 카이하즈 히카루(開發光). 원래 그는 스키점프 선수를 꿈꿨다. 스키 선배가 히카루라는 이름 대신 애칭으로 ‘히카킨’(ヒカキン)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게 굳어져 ‘히카킨’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고 한다. 1989년생 ‘인간 비트박서’(Human Beat Boxer)인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비트 박스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가 유튜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식 채널 히카킨(HIKAKIN)을 개설한 것이 2006년 12월.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학교를 졸업한 그는 슈퍼마켓 일을 하면서 기숙사에서 동영상을 올렸다. 조금씩 조금씩 조회수를 늘려가던 2010년 이른바 ‘대박’이 터졌다.

그가 올린 동영상 ‘슈퍼마리오 비트박스’(Super Mario Beatbox)가 일본 월간 액세스 1위를 기록하면서 미국 CBS News에서 톱으로 다뤄졌던 것. 업로드 24시간 만에 20만 액세스, 일주일 뒤에는 100만 액세스를 기록했다. 마침내 유튜브측에서 파트너 제안이 왔다고 한다.

그는 유튜브에서 히카킨을 비롯해 히카킨TV(HikakinTV), 히카킨게임(HikakinGames), 히카킨블로그(HikakinBlog) 등 4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그의 2살 연상 형 세이킨(SEIKIN)도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제는 2015년 함께 ‘유튜브 테마 송’을 발표해 조회수 2500만 회를 넘기는 등 화제를 모았다.

실제 히카킨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2018년 3월 오리콘 뉴스(ORICON NEWS)가 10대~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유튜버’를 조사한 적이 있다. 히카킨은 여기서 1위를 차지했다.

오리콘 뉴스는 “히카킨이 젊은 층에 인기가 있지만, 모든 세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뿐 아니다. NHK도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히카킨의 스토리를 담은 방송을 내보냈다. 히카킨은 방송에서 “7분짜리 동영상을 완성하기 위해 편집 작업에 6시간을 쏟는다”고 말했다.

히카킨은 일본 최대의 유튜브 전문 기획사 ‘움’(UUUM)의 공동 창립자(최고고문도 겸하고 있다)이다. ‘움’의 대표이사 겸 CEO인 가마다 가즈키(鎌田和樹‧34)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동생인 손태장씨로부터 영감을 받아 회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회사 홈페이지에서 “‘움’(UUUM)은 히카킨과의 만남을 계기로 시작한 회사(2013년 창업)”라고 밝히고 있다.

젊은층과 접점 찾기 나선
노무라증권, 유튜브 채널 개설

놀라지 마시라. ‘움’은 2017년 7월 도쿄증권시장 마자즈(マザーズ:마더스)에 상장됐다. 시가총액은 1000억엔(1조 290억원)이 넘는다. 주식 45만주를 보유한 히카킨의 주식자산은 27억엔(277억 8000만원)에 달한다.

‘움’이 기업공개(IPO)를 할 때 주관사가 노무라 증권이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는 몰라도 2018년 8월, 노무라증권과 ‘움’은 유튜브 채널을 공동 개설했다. 유튜브 전문 기획사X노무라의 콜라보(협업)인 것이다.

동영상 채널의 제목은 ‘마네카메’(マネーの亀). 견실함과 재복 등을 상징하는 거북이를 사용해 돈을 차분하게 늘려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동영상 채널에는 ‘움’ 소속의 인기 유튜버 세토 코지(瀬戸弘司) 등이 캐스팅돼 증권 투자와 자산 운용의 기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증권사가 유튜브와 협업을 하는 파격적 이벤트에 니혼게이자이도 주목했다. 이 신문은 “노무라 증권이 젊은 층의 금융 지식 향상을 위해 유튜브 동영상 채널을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노무라 증권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기는 했지만, 그동안 ‘문턱이 높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해 젊은 층에 어필하게 됐다는 것이다.

노무라 증권의 광고담당 이케다 하지메(池田肇) 상무는 1월 16일 마케팅 전문매체 마케진(MarkeZine)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기획은 젊은 층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물론 미래의 비즈니스와 연결시키고자 합니다. 노무라 증권은 약 530만 계좌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 톱입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우리 고객의 전반적인 연령층도 높은 편입니다. 노인들의 ‘생전 증여’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젊은 층의 자산형성 지식에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정희선 객원 특파원
-인디애나대 켈리 비즈니스 스쿨(Kelly School of Business) MBA
-한국 대기업 전략기획팀 근무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L.E.K 도쿄 지사 근무
-현재 도쿄 거주. 일본 산업,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
-'불황의 시대, 일본 기업에 취업하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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