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 금융맨의 '경제 일본어'/ 현장파
와세다 금융맨의 '경제 일본어'/ 현장파
  • 고야나기 노부미치 기고
  • 승인 2019.02.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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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올이 ‘경제 일본어’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연재를 하는 이는 도쿄에 거주하는 일본인 고야나기 노부미치(39)씨입니다.

일본 명문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고야나기씨는 미국 유학 후, 현재는 글로벌 외국계 은행 웰스파고 도쿄 지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경제 일본어’ 3회는 일본의 현장주의에 대한 내용입니다

내가 요즘 눈여겨 보는(目をつける) 기업이 있다. 일본항공(JAL)이다. JAL은 최근 분위기가 좋다.  “3월 회계연도의 실적 예상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또 벤처캐피탈 펀드 설립 계획도 밝혔다.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fund)라는 회사를 세우고, 80억엔을 투자하는 ‘일본항공혁신기금’(Japan Airlines Innovation Fund)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내가 JAL을 주목하는 것은 이런 실적 문제가 아니다. 기업 재생 이후 ‘현장주의 계승’(現場主義の継続)을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4월, JAL의 새 사장에 아카사카 유우지(赤坂祐二) 상무가 예상을 뒤엎고(予想を覆して) 발탁됐다. 주위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이었다.(全くノーマークの人物だった)

1987년 기술직 사원으로 입사한 아카사카씨는 30년 넘게 정비부문 외길(整備部門一筋)을 걸어오고(歩まれている) 있는 인물이다. 그는 JAL 정비 본부장과 정비 자회사인 ‘JAL 엔지니어링’ 사장을 지냈다.

원래(もともと) 유력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된 것은(有力な次期社長候補に挙がっていたのは) 판매전문(販売畑) 후지타 타다시(藤田直志) 부사장과 노선총괄인 카쿠야마 히데키(菊山英樹) 전무였다.

후지타씨는 1982년 입사해 여객 판매 총괄 본부장과 국내 여객 판매 본부장을 지냈다. 카쿠야마씨는 1983년 입사한 이후 정보시스템, 인사, 특히 JAL 파산 당시는 회사 재생의 핵심 분야인 자금회계를 담당했다.

입사 연도, 직급, 담당 부서의 중요성으로 본다면, 아카사카 유우지씨는 사장 레이스에서(社長レースにおいては)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존재였다.(あまり目立たない存在だった). 그런 아카사카씨가 발탁된 이유(抜擢された理由)는 뭘까. 먼저 현장 출신이라는 점이다.(まず「現場出身」であることだ)

파산 이후 사장에 취임한 오니시 마사루(大西賢)씨가 정비 출신, 그 뒤를 이은(その後を継いだ) 우에키 요시하루(植木義晴)씨는 조종사 출신이다. 정비 본부장 출신인 아카사카씨의 사장 기용은 3대 연속 현장 출신자(3代続けての現場出身者)에 의한 ‘현장주의의 계승’이라고 말할 수 있다(現場主義の継続といえる)

이런 흐름은 옛날과 같은 파벌 싸움(こうした流れは昔みたいに派閥争い)이 아닌 ‘현장에 성실하고 정직한 인물’이야말로(現場に実直な人こそ) JAL의 톱에 어울린다(トップにふさわしい)는 의견이 표명됐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JAL 철학의 계승이다. 전임 우에키 사장은 “내 스타일을 강요할 생각은 없지만(私のスタイルを押し付ける気はないが), 기업 이념 달성은 이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대체 JAL의 기업 이념은 뭘까. 경영 위기에 빠진(経営危機に陥っていた) JAL이 도쿄지방법원에 법정관리(会社更生法の適用)를 신청하고 파산한 건 2010년 1월 초다. 그로부터 3년도 지나지 않은(それから3年も経たない) 2012년 9월, JAL은 재상장을 이뤄냈다(再上場を果たした)

주위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스피드(周囲の予想をはるかに上回るスピード)의, 이른바(いわゆる) ‘JAL의 기적’이었다. 여기에 당연하지만(当然のことながら) 한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ある一人の人物の名が挙げられる). JAL 회생을 위해 영입한 이나모리 가즈오(稲盛和夫) 전 교세라 명예회장이다.

“조직에 혼을 담지 않으면 실은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魂を入れなければ、実は何も変わらない)”며 혼을 넣어준 것이 다름아닌(他でもない) 그다.

당시 이나모리씨는 경영 파탄의 원인에 대해 ‘머리와 몸이 산산조각난 조직’(頭と体がバラバラの組織)에 있다고 봤다. 다시 말해, 회사로서의 일체감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었다. 이나모리씨는 “어떻게든(なんとしても) 현장 조직을 활성화하지 않으면 안된다”(現場の組織を活性化しなくてはいけない)고 강조했다.

현장 구석구석까지(現場の隅々にまで) 그런 기업 이념이 도달하도록(行き渡るように) 만들고 이나모리씨는 물러났다. 이나모리씨의 그런 ‘현장 중요성’이 사장 발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카사카 유우지 사장은 취임 이후 중장거리 LCC 사업 참여를 밝혔다.<고야나기 노부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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