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의 재팬토크/ 초콜릿 먹은 스시
정희선의 재팬토크/ 초콜릿 먹은 스시
  • 정희선 객원 특파원
  • 승인 2019.02.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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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으로 본다면, 정말 기발하다. 만약 상술이 아니라면. 일본에서 발렌타인데이를 겨냥한 ‘초콜릿 방어' 스시가 등장했다. 스시용으로 쓰이는 물고기 방어에게 사료로 초콜릿을 먹였다는 것이다.

NHK(해외판)는 “에히메현 농림수산연구소와 지역 수산무역 회사가 물고기 방어 사료에 초콜릿을 섞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소가 이 사료를 개발한 이유는 초콜릿에 들어있는 항산화(산화 방지) 물질 폴리페놀 때문이다.

일반적인 스시보다 초콜릿을 먹인 방어 스시가 더 신선하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 영문판은 “카카오(초콜릿의 원재료)의 폴리페놀이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최대 5일 동안 신선한 질감을 유지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의하면. 에히메현에서는 항산화를 위해 이미 오렌지 껍질을 사료로 쓰고 있는데, 이번에 개발된 초콜릿 사료가 스시의 질감을 더 오래 유지한다고 한다. 

photo=japantoday 캡쳐.

‘재팬투데이’라는 매체는 질감 이외에 “(초콜릿이) 어류 색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얇게 썰면 눈에 더 유혹적”(making it more enticing to the eye when sliced)이라고 했다.

초콜릿을 먹인 방어 스시는 진짜 초콜릿 맛이 날까.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도쿄의 한 아웃렛에서 시식한 사람들은 “초콜릿 맛은 나지 않지만, 더 영양가 있고 맛이 풍부한 것 같다”(it doesn't taste like chocolate but has a richer taste and seems more nutritious)고 말했다고 한다.(NHK 해외판)

스시 체인 쿠라 스시(Kura Sushi)는 2월 1일부터 초콜릿 스시를 내놓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발렌타인데이를 겨냥(Ready for Valentine's Day)하는 것이라고 한다.

반짝 상술로 끝날까, 아니면 의외로 호평을 받으면서 ‘건강한 스시’로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될까. 결판의 날 2월 14일이 다가온다.

한 가지 더. '기존'에 스시가 있었다. '기존'에 초콜릿도 있었다. 그냥 놔두면 그저그런 이 두 가지를 구슬로 꿴건 에히메현 연구소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상품이 어우러져 초콜릿 스시라는 '전혀' 새로운 상품이 탄생한 것이다. 여기서 새로운 고객이 생겨날 수 있고, 새로운 수입원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게 진짜 발상의 전환이 아닐까. 기업 경영도 이래야 돈을 벌 수 있다.  

정희선 객원특파원
-인디애나대 켈리 비즈니스 스쿨(Kelly School of Business) MBA
-한국 대기업 전략기획팀 근무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L.E.K 도쿄 지사 근무
-현재 도쿄 거주. 일본 산업,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
-'불황의 시대, 일본 기업에 취업하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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