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 도코 도시오
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 도코 도시오
  • 유환석 화백 기고
  • 승인 2019.02.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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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유환석(한국시사만화가협회장)> 혼다 소이치로와 마쓰시타 고노스케에 이어 유환석의 CEO 명언’ 3회 차례다. 시작하기에 앞서 한 말씀. 내가 뭐 대단한 걸 알고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주위에서 주워듣고, 책에서 읽고, 혼자 생각했던 잡식’(雜識)을 그냥 풀어놓을 뿐이다. 굳이 밑줄 칠 생각은 마시길.

성공하는 사람에게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 반대인 실패자에게도 역시 나름의 이유가 있을터. 그렇다면,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뛰어난 경영자나 사상가 아닌 내 깜냥으로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해서, 지혜를 빌렸다. 어느 책에서 읽은 글이다.

<하버드대학의 에드워드 밴필드(Edward Banfield) 교수는 시간지평이라는 연구에서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는 자신의 인생 설계를 얼마나 긴 시간까지 고려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당장 내일도 모르는데 어찌 수년 뒤, 더 나아가 10여 년 뒤의 일까지 생각하고 대비하겠는가.

일반인이라면 이런 혜안을 갖긴 어렵다. 하지만 그런 혜안이 없다고 성공 못하는 건 아닐게다. 도코 도시오(土光敏夫:1896~1988)라는 인물의 어록을 빌려 볼까 한다.

혼다 소이치로와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창업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면, 도코 도시오는 샐러리맨 출신으로 ‘존경받는 인물 랭킹’에서 톱10 안에 들지 않을까 싶다.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기 메이커 중 하나인 도시바(東芝) 사장과 경단련(우리의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특히 도코 도시오는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과도 인연이 깊다. 이병철 회장은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친분이 깊은 일본 경제계 인사로,  그를 꼽기도 했다.

도코 도시오 역시 대단한 어록의 소유자였다. 그 중 추천하고 싶은 문장으로 나는 단연코 ‘인간의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있다면, 그건 근성의 차이다’(人間の能力には大きな差はない。あるとすれば、それは根性の差である)라는 말을 꼽는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를 ‘인생 설계를 얼마나 긴 시간까지 고려하느냐’라고 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코 도시오는 근성의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없더라도, 뭔가를 독하게 파고들면 성공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도코 도시오의 위 문장 뒤에는 이런 말이 뒤따라 붙는다.

<해야 할 일이 정해졌다면, 집념을 가지고 끝까지 밀어 붙여라. 문제는 능력의 한계가 아니라 집념의 결여(부족)다.>(やるべきことが決まったならば執念をもってとことんまで押しつめよ。問題は能力の限界ではなく執念の欠如である。)

일본 재계를 움직이는 경단련 회장을 지낸 도코 도시오지만, 그는 무척 청빈하고 검소하게 살았다고 한다. 약속이나 회식이 없을 때는 메밀 국수 한 판으로 점심을 때웠다. 저녁 밥상은 집에서 아내가 차려주는 야채 조림, 된장국, 현미밥 단 3가지가 전부였다.

태평양전쟁 이후에는 이발소에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머리를 땋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들이 해줬다고 한다. 거기다 구멍난 누더기 모자를 평소 쓰고 다녔다. 경단련 회장이 되고도 아침 출근길 교통수단은 늘 전철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경영 철학만큼은 매서웠다. 카리스마 경영자였다. 또 읽은 내용을 읊어 보겠다.

<회사가 망하면 직원도 없는 법이다. 회사가 망하기 전에 사원들은 지금보다 머리를 3배 더 써라. 돈 많이 받는 중역들은 10배를 더 일해라. 나는 그들보다 더 일하겠다.>

하나 더.

<회사에서 일하려면 지혜를 펼쳐 보여라. 지혜가 없다면 땀이라도 흘려라. 땀이 없다면 조용히 회사를 떠나라.>

그러니 여러분도 능력 탓을 하지 말기 바란다. 근성을 키우고, 근성의 근육을 늘려라. 그런 다음엔 밀어 붙이고 최면을 걸어보라.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고.

내가 한 말이 아니다. ‘자기 암시’의 권위자인 프랑스 의사 에밀 쿠에가 1922년 내놓은 책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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