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회사/ 발뮤다①…도대체 무슨 뜻이지?
주목! 이 회사/ 발뮤다①…도대체 무슨 뜻이지?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9.03.0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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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뮤다(BERMUDA)도 아니고, 발뮤다(BALMUDA)가 도대체 무슨 뜻이지? 발뮤다와 발음이 비슷한 버뮤다는 수많은 항공기와 선박들을 삼켜버리는, 악명 높은 해양 삼각지대를 말한다.

그럼, 발뮤다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본 디자인 회사 이름이다. 2003년 설립된, 소형 가전 및 컴퓨터 액세서리를 주로 만드는 회사. 발뮤다(주)의 기본 전략은 기능과 성능보다는 디자인에 초점을 둔다는 것.

요즘 이 회사가 이른바 ‘핫’하다. 히트작인 토스터기(BALMUDA The Toaster)는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3~5배 높은데도 인기가 높다. 선풍기 팬(Green Fan) 등 시장에 내놓는 제품마다 족족 없어진다. 그런 입소문(구치코미:くちコミ)을 타고 한국 소비자들도 서슴없이 지갑을 열고, 기업들은 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발뮤다엔 ‘분명’ 뭔가가 있어 보였다. 재팬올이 이 회사를 ‘뒤져봤다’. 기사 형식을 좀 달리했다. 발뮤다 관련 기사를 1,2,3편에 나누어 릴레이로 처리했다. 이렇다.

이재우 기자가 ‘1편 발뮤다 브랜드의 의미’에 대한 기사를 쓰고, 바통을 김재현 기자에게 넘긴다. 김 기자는 1편 기사를 이어 받아 ‘2편 발뮤다 대표 테라오 겐의 인생 철학’을 소개한다. 김 기자는 이 기사를 다시 일본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정희선 객원기자에게 바통터치 한다. 정 객원기자는 이어서 ‘3편 발뮤다의 시장 공략 전략’ 기사로 릴레이를 마무리 한다. <편집자주>

자, 그럼 버뮤다가 아닌 발뮤다(주)속으로 들어가 보자. 사실, 한국 소비자들이 디자인만큼이나 발뮤다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발뮤다가 대체 무슨 뜻이냐’는 거다. 아마도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버뮤다가 항공기와 선박들을 삼켜버리는 것처럼, 발뮤다라는 브랜드도 기존 시장을 삼켜버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지 않을까?”

과연 그럴까? 전혀 아니다. 록 뮤지션 출신의 1973년생 CEO 테라오 겐(寺尾玄‧46). 그의 발뮤다 네이밍 과정을 제대로 전한 매체는 찾아 보기 어려웠다. IT매체 와이어드재팬과 가진 인터뷰에서 살짝 ‘맛봬기’가 나올 뿐이다.

<소리에서 짜맞춘 조어로, 의미는 없습니다. 세계 어느 곳의 사람이 들어도 이국적(이그조틱)이고, 조금 옛 문명의 냄새가 나는 멋진 것이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音から組んだ造語で、意味はありません。世界中のどこの人が聞いてもエキゾチックで、ちょっと昔の文明のにおいがする感じがカッコいいと思って)>

그러던 중, 때마침 테라오 겐이 쓴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arte 출판, 남미혜 옮김, 원제: 『行こう、どこにもなかった方法で』)라는 제목의 에세이가 1월말 한국에 번역 출간됐다. 이 책에 발뮤다라는 브랜드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드디어 등장한다.

테라오 겐은 “브랜드는 내가 앞으로 하려는 일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던지라 꽤 고심하여 만들었다”며 “마치 록밴드 같은 그런 브랜드, 나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브랜드 네임엔 10년간 록 뮤지션으로 살았던 그의 경험이 담겨 있다.

<고심 끝에 내놓은 브랜드명은 발뮤다(BALMUDA)라는 조어로 정했다. 음악을 하던 시절, 노래만 하면 마이크 안으로 바람소리가 들어갈 때가 있었다. 대체로 ‘ㅂ’과 ‘ㅍ’으로 시작하는 소리가 그러한데, 닫힌 입술을 여는 동시에 숨을 뱉어내면서 공기의 흐름이 빨라져 마이크 안으로 바람이 들어가 버리는 현상이다. 곡을 녹음할 때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될 소리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 소리에는 어떤 기세가 있다. 다시 말해 힘을 가진 소리란 거다. 그렇게 나는 첫 글자를 ‘ㅂ’으로 정하고, 이어질 모음은 가장 밝은 느낌의 ‘A’로 정했다. 발뮤-다. 소리내어 읽었을 때 느껴지는 뉘앙스는 남유럽의 영향이 크다.>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197쪽 인용)

이 기사를 ‘2편 담당’ 김재현 기자에게 바통터치 한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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