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회사 S.O.N.Y...그 네 글자의 마법
벤처회사 S.O.N.Y...그 네 글자의 마법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9.03.09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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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니(SONY) 공동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

(일본 브랜드 네이밍 이야기: 소니1)

소니는 트랜지스터 라디오, 트랜지스터 TV, CCD-비디오 카메라 등 ‘일본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습니다. 또 PC 브랜드 바이오(VAIO)는 얼마나 대단한 인기를 누렸습니까? 이런 명성은 소니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브랜드 반열에 올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한때’였습니다. 2003년 ‘소니 쇼크’(Sony Shock: 주가 폭락)를 기점으로 소니의 명성은 급격하게 꺾이게 됩니다. <편집자주>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어느 언어로나 동일하게 발음할 수 있는 새로운 이름을 원했다.”(We wanted a new name that could be recognised anywhere in the world, one that could be pronounced the same in any language.)

소니(SONY) 공동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 1921~1999)는 회고록(Made in Japan,1986)에서 소니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소니는 모리타 아키오와 이부카 마사루(井深大: 1908~1997)가 공동으로 세운, 당시로서는 벤처회사였다. 두 사람은 태평양전쟁 막바지 해군 병기 개발팀에서 처음 만났다.

오사카 대학 물리학과를 나온 모리타는 해군 중위였고, 그보다 열세 살이 많은 이부카는 전기 기사로 군에 고용된 민간인(계측기구 회사 경영)이었다. 기술 장교와 민간 기술자로 만난 그들은 종전 후 의기투합했다. 먼저 터를 잡은 이부카의 회사에 모리타가 합류했던 것. 이후 기술 개발은 이부카가, 미국 등 해외 판로는 모리타가 담당하는 방식을 택했다.

주목할 것은 소니가 미츠비시전기(지금의 파나소닉) 등 당시의 유명 기업과는 달리, 전후(戰後)에 만들어진 회사라는 점이다. 1945년 설립 당시 이름은 ‘동경 통신 연구소’. 회사의 공식 출범은 이듬해인 1946년 5월 7일로, ‘동경 통신 공업’(도쿄츠신고쿄)으로 이름을 바꾸면서다.

1953년 모리타 아키오는 해외 시찰에 나섰다.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고 나서 유럽으로 향했다. 당시 그가 유럽(네덜란드)에서 눈여겨 본 기업은 아인트호벤에 본사를 둔 필립스였다. 조용한 마을에서 막강한 회사 필립스가 자라나고 성장한 저력에 감탄했던 것이다.

모리타는 첫 해외 시찰에서 국제적인 브랜드를 키워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소니를 다룬 서적들은 브랜드의 출발을 이렇게 적고 있다.

<귀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리타는 회사 이름을 외국인들도 쉽게 발음할 수 있고 기억하기 쉽게 고치자고 제안했다.>(존 네이던 저 ‘SONY의 4인방 CEO’)

<소니라는 브랜드를 쓰기 시작한 것은 회사명을 바꾸기 3년 전 부터다. 동경통신공업 시절인 1955년부터 모든 제품에 이 상표를 썼다.> (야기 츠토무 저 ‘IT기업 소니로부터 배운다’)

회사는 이미 1955년 트랜지스터 라디오 TR-55에 소니라는 상표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후 3년 뒤인 1958년 1월 회사명을 소니로 공식 변경했다.

소니라는 브랜드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 이는 익히 많이 알려져 있다. sound와 sonic의 어원인 라틴어 소누스(sonus)와 꼬마를 뜻하는 영어 서니(sonny)를 접목했다.

<매우 작으면서도 발랄한 젊은이들의 집합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야기 츠토무 저 ‘IT기업 소니로부터 배운다’)

‘매우 작으면서도 발랄한 젊은이들의 집합체’라는 표현은 지금으로 보면 벤처회사에 가깝다.

이렇게 회사의 새 이름은 모리타 아키오의 해외 시찰 경험을 통해서 탄생했다. 그런데 사명 변경이 늦어진 건 왜일까? 이는 사내 수구파들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 회사가 한자 이름을 쓰지 않고 외국 이름을 쓰겠다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리타 아키오는 (수구파들에게) 캐논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실을 지적했다. 마침내 그들이 물러섰다.(중략) 소니라는 이름에는 간결하다는 강점이 있었다. 상표명과 회사명이 같아지는 것이다. 또 부차적인 강점으로서 세계 어느 언어로도 ‘소니’는 ‘소니’라는 것이다.>(존 네이던 저 ‘SONY의 4인방 CEO’)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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