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의 재팬토크/ '인스타바에' 열풍
정희선의 재팬토크/ '인스타바에' 열풍
  • 재팬올(japanoll)
  • 승인 2019.03.2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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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의 니지(미와라는 회사가 만든 무지개 국수)
미와의 니지(미와라는 회사가 만든 무지개 국수)

글로벌 푸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기다리는 국제적인 행사가 있다. 바로 ‘푸덱스 재팬’(FOODEX JAPAN)이라는 식품 박람회다. 푸덱스(FOODEX)는 Food and Beverage Exhibition의 약자다.

푸덱스 재팬은 아시아에서 열리는 관련 박람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독일 식품박람회(ANUGA), 파리 식품박람회(SIAL PARIS)와 함께 ‘세계 3대 박람회’라고 불린다.

세 박람회 모두 식품, 유통, 비즈니스 트랜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행사로 유명세가 대단하다. 차이점은 독일과 파리 박람회가 격년, 푸덱스 재팬은 매년 열린다는 것이다. 그런 '푸덱스 재팬 2019' 행사가 5~8일까지 도쿄 인근 치바현 마쿠하리 전시장에서 열렸다.

일본에서 기업, 산업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나도 6일 오전 마쿠하리 전시장을 찾았다. 이곳은 일본에서 큰 전시가 많이 열리는 장소인데. 예전에 여러 번 방문했었다.

올해 행사는 전시장 전체를 빌린 이른바 ‘메머드급’이었다. 둘러보니 11개 홀이 전부 식품회사 부스로 가득차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1~8번 홀은 해외 식품들이, 9~11번 홀은 주로 일본과 한국 식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행사장에서 나름 식품, 유통 트렌드를 읽어보려고 했다. 예를 들면, 오가닉, 칼로리를 제한한 저염식, 베지터리언을 위한 식품과 음식 등이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트렌드들도 눈에 띄었다.

FOODEX 이벤트 행사 중에 ‘미식여자 어워드 2019’(美食女子 Award 2019: Hot products chosen by Japanese women)가 있다. 이는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식품에게 주는 상이다.

​상 받은 음식들을 보면, 요즘 일본의 식품 트렌드가 읽힌다. ​ᐅ칼로리를 396 칼로리로 낮추고, 염분도 하루 섭취량의 1/3로 줄인 도시락 ​ᐅ유럽 여행을 테마로 만든 소세지 ᐅ스파클링 사케다.

스파클링 사케

저염분 도시락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스파클링 사케는 요즘 젊은 여성들 사이에 인기다. 소세지에 대한 추가 설명을 좀 붙이자면, 프랑스, 이태리, 포르투갈 등 나라 별로 다른 맛이 나게 만들었다. 각국의 특성을 살린 허브, 치즈, 토마토소스 등을 첨가한 것이다.

특히나 ‘유럽병’(일본 여성분들 유럽 사랑이 대단하다)이 있는 일본 여성들의 마음을 저격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을 설명하는 캐치프레이즈도 “유럽 여행의 설레임을 일상에서 느끼세요”이다. 일본인들의 ‘작명’ 실력이 대단하지 않은가.

사실, 행사장에서 내 이목을 끈 건 따로 있다. 바로 ‘인스타바에’(インスタ映え)다. 이는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2017년 일본판 올해의 단어(유캔신어‧신조어)에 선정됐을 정도로 유명한 단어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방송과 일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 귀에도 자주 들린다.

요즘 젊은 층은 멋지고 독특한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기 위해 일부러 그런 장소를 찾아 다닌다. ‘인스타바에’를 목적으로 여행을 가고, 파티를 조직하는 것이 추세이자 유행이다. 한 마디로 현재 일본을 읽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이런 유행이 식품업계에도 영향을 준 것일까? ‘인스타바에’를 통해 유명해진 식품들이 행사장에 보였다. 대표적인 것 3가지만 소개한다.

①미와의 니지. ‘미와’는 소면을 만드는 회사 이름이다. 번역하면 ‘미와의 무지개’로, 이름처럼 아름답게 무지개 색으로 물든 소면이라는 뜻이다. 흰 접시에 플레이팅한 사진을 보면, 정말 먹기 아까울 정도다. 부스에 나와 있는 한 회사 담당자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인스타바에’로 우리 소면이 유명해졌습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3200엔(소면 16개)이라는 금액을 부담스러워 해서 1500엔(소면 7개)짜리 작은 사이즈를 출시했습니다.”

​다음은 ②파란 빵이다. 파란색과 보라색 중간 정도의 오묘한 색상이 나는 빵이다. 천연 재료를 사용해 이런 색상을 낸다고 한다. 역시 인스타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③컬러풀 소세지. 말 그대로 다양한 색상의 예쁜 소세지다. 예를 들면 노란색은 호박, 녹색은 파프리카와 바질 색상이다. 각각의 색깔에 따라 맛이 다르다. 색색의 소세지를 카메라로 찍었더니 부스 직원이 “인스타바에 할건 가요?”라고 물었다. 은근히 인스타에 올려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컬러풀 소세지

이처럼 ‘푸덱스 재팬’은 식품 회사들에겐 영감을, 소비자들에겐 즐거움(인스타바에)을 주는 행사다. 분명한 건, 이제 소비자를 사로잡으려면 입뿐만 아니라 눈도 만족시켜줘야 한다는 사실.

그 어느 해보다 이번 행사는 그런 모습이 역력했다.

4일 동안의 ‘푸덱스 재팬’ 행사에는 80여 국가가 참여했고, 8만 명이 다녀갔다.

 

정희선 객원기자
-인디애나대 켈리 비즈니스 스쿨(Kelly School of Business) MBA
-한국 대기업 전략기획팀 근무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L.E.K 도쿄 지사 근무
-현재 도쿄 거주. 일본 산업,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
-'불황의 시대, 일본 기업에 취업하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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