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 하나무라 니하치로
‘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 하나무라 니하치로
  • 유환석 화백 기고
  • 승인 2019.03.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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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유환석(한국시사만화가협회장)> 오늘은 공자(孔子) 얘기로 ‘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을 시작할까 한다. 다들 아시겠지만, 공자님 말씀 중에 ‘백번 지당’한 예가 많은데, 사실 실천하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공자는 대략 3000명의 제자를 뒀다고 한다. 그 제자들 중 출중한 자들을 일컬어 ‘육십일자’(六十一子), ‘칠십자’(七十子), ‘칠십이현’(七十二賢)이라고 부른다. 기록에 따라 숫자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이 중에 우리가 한 번 쯤 들어본 제자로는 안회(顔回), 자로(子路), 자공(子貢), 자하(子夏), 자장(子張), 염유(冉有), 유약(有若) 등이 있다. 여기서 자장(子張)의 이름을 한번 기억해 두기 바란다.

공자의 말씀을 모은 논어(論語) 자장(子張)편에 ‘존현용중’(尊賢容衆)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군자는 어진 사람을 존경하고 뭇 사람을 포용한다’는 뜻이다.

어찌 군자만 포용이 필요하겠는가. 우리 같은 범부들도 실천은 어렵겠지만, 가정과 직장에서 군자 못지 않은 포용의 ‘그릇’이 요구된다.

논어의 위정(爲政)편에는 그 그릇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군자불기’(君子不器)이다. ‘군자는 한 가지만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자장편과 위정편을 합치면 이런 말이 되지 않겠는가. ‘한 가지 이상 담는 그릇을 가지돼, 포용력까지 담아라.’

‘학문이 짧은’ 내가 어려운 공자님 말씀까지 빌려 온 데는 이유가 있다. 일본 재계 경영자 중에도 이 포용력을 강조한 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항공(JAL) 회장을 지낸 하나무라 니하치로(花村仁八郎: 1908~1997)이다. 경단련(한국의 전경련) 사무총장과 부회장을 맡기도 했던 그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경영자가 반드시 똑똑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사람의 재능을 알아보고, 격려해 주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経営者は必ずしも頭がよくなくてもいい。人の才能を見抜き、激励してやる包容力が必要なのだ。)

물론, 경영자는 똑똑해야 한다. 또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거기다 포용력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 3가지 ‘그릇’을 다 가진 경영자는 많지 않을 터. 하나무라 니하치로는 “그렇다면 최소한, 포용력만이라도 가진 CEO가 회사 성장과 부하 직원의 발전에 더 좋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됨됨이를 의미하는 ‘사람의 그릇’은 밥을 담는 ‘물질적인 그릇’과는 다르다. 식기(食器)가 정해진 용량(capacity)의 의미가 강하다면, ‘사람의 그릇’은 얼마든지 크기 조절이 가능하다. 그 실천에 따라 크기가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있다.

그릇이 작은 ‘밴댕이 CEO’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릇이 큰 ‘대인배 CEO’가 될 것인가는 마음 먹기, 실천하기 나름일 게다.

님에서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듯이, 포용에 ‘점’ 하나만 빼면 포옹이 된다. 포옹이 신체간의 직접적 ‘허그’라면, 포용은 ‘심리적인 포옹’을 의미한다.

CEO들이여, 부하 직원을 살갑게 '포옹'해 주고, 관대하게 '포용'해 주는 자세를 가져라. 단 ‘미투’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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