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북 한 줄’/ 생각을 비틀면 성공한다
‘비즈니스북 한 줄’/ 생각을 비틀면 성공한다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08.1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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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戰國)시대에 ‘석 잔의 차’(三献の茶)라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차(茶)를 마시면서 가신(家臣)을 얻는 이야기입니다.

매사냥을 하고 돌아가던 히데요시가 갈증을 느껴 한 사찰에 들렀다고 합니다. 동자승으로 있던 이시다 미쓰나리(石田三成: 훗날 히데요시의 가신이 된다)가 차를 내옵니다. 커다란 찻잔에 미지근한 차였습니다.

갈증이 심했던지 히데요시가 한 잔을 더 청했습니다. 그러자 이 동자승은 첫 잔보다 조금 작은 잔에 조금 뜨거운 차를 내왔습니다. 이마저 다 비운 히데요시는 한 잔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동자승은 이번에는 아주 작은 잔에 뜨거운 차를 내왔습니다.

정리해보면, 동자승 미쓰나리는 ①커다란 찻잔에 미지근한 차→ ②조금 작은 잔에 조금 뜨거운 차→③아주 작은 잔에 뜨거운 차를 차례로 내왔습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아마 같은 크기의 잔에, 같은 온도의 차를 내오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미쓰나리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각을 살짝 바꿨습니다. 상대의 심리를 읽고 각각 다른 차를 내왔고, 상대는 각각 다른 차 맛을 느꼈습니다.

동자승 미쓰나리는 이후 어떻게 됐을까요? 히데요시는 그런 범상치 않은 미쓰나리를 가신(家臣)으로 삼았습니다. 시가(滋賀)현 나가하마(長浜) 역 앞에는 두 사람의 상황을 재연한 동상이 실제로 세워져 있습니다.(당시 히데요시는 나가하마의 성주)

‘비즈니스북 한 줄’ 코너에 이 일화를 인용한 건, 나가마쓰 시게히사(永松茂久‧45)라는 작가 때문입니다. 인재육성&리더십 강사인 그가 쓴  ‘왜 나는 사람을 따르는가’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많은 젊은 리더들이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성공시켜 영웅이 되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고생만 하고 실패한다. 지금 있는 것을 살짝 틀어서 생각하기만 해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①저자: 나가마쓰 시게히사(永松茂久)
②출판사: 다산북스
③옮긴이 및 출판년도: 김윤수, 2016

위 문장의 포인트는 ‘생각’+‘살짝’+‘틀다’라는 말에 있습니다. 이를 동자승 미쓰나리의 ‘생각 틀기’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미쓰나리는 기존에 있던 차의 잔과 온도를 각기 달리하는 발상을 해냈습니다. 결국 가신으로 발탁되는 성공을 낚았죠.

사업이나 경영을 예로 들어볼까요. 작가 나가마쓰 시게히사는 세상에 없는 아이템, 거창한 아이템으로 도전하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아이템을 이용하라고 권합니다. 중요한 건, 여기에서 생각을 살짝 틀어야 한다는 겁니다. 일종의 큐레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겠죠.

작가는 다코야키 노점상 출신으로 시작해 (주)인재육성 JAPAN의 대표라는 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딴 ‘나가마쓰시게히사닷컴’이라는 사이트를 보니 ‘저작 누계 100만부 돌파’(수십 권의 저작)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코야키 이력을 더 찾아봤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집 근처의 다코야키 가게에서 심부름을 했고, 고교 3학년 땐 “졸업하면 오사카에 가서 다코야키 가게를 열겠어”라는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꿈에 가득찬 그의 바람은 스물여섯 되던 해에 이뤄집니다.

2001년 고향(오이타현 나카쓰시)에서 3평짜리 가게를 열었는데 손님들이 줄을 서며 대기했다고 합니다. 하루 매출이 250만원, 언론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외식업과 출판업을 겸하고 있는 그의 강연과 강의를 들은 사람이 지금까지 38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작가 나가마쓰 시게히사의 성공 비결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책 내용처럼 ‘지금 있는 것을 살짝 틀어서 생각한’ 결과가 아닐까요? 그렇게 짐작해 봅니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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