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세신) 수건’은 대중 목욕탕이나 가정집 욕실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이 ‘때밀이’를 경영에 접목한 경영자가 있었습니다. 캐논전자 사장을 지낸 사카마키 히사시(酒卷 久)입니다.
마쓰시타전기(지금의 파나소닉)를 창업한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경영은 예술”이라고 말했다면, 사카마키 사장은 “경영은 때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캐논 상무를 거쳐 1999년 캐논 자회사인 캐논전자 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불필요한 기업문화의 타파’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사무실의 의자를 없앤 겁니다. 꼭 필요한 부서를 제외하곤 의자를 치워버렸죠. 시간을 많이 잡아먹던 회의도 서서(입식 회의) 했습니다. 의자가 없기는 사장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카마키 사장은 서서 일할 체력이 안되면 스스로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카마키 사장은 마치 사람 몸의 ‘때를 밀 듯’ 시스템과 사고방식을 바꿨습니다. 그는 ‘캐논, 대담한 개혁’이라는 책에서 “캐논전자에서 가장 효과를 본 것은 의자와 PC(로 놀고 있는 시간)를 없앤 것”이라고 했습니다.
“의자를 없애는 것으로 생산효율이 눈 깜짝할 사이에 당초의 2배로 뛰었고, 지금까지 8배 가깝게 신장하였다. 의자를 철거함으로써 풋워크(foot walk)가 개선되고, 그 결과 사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져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제1요인으로 작용했다.”(‘캐논, 대담한 개혁’ 인용)
①저자: 사카마키 히사시(酒卷 久)
②출판사: 출판사 B&S
③옮긴이 및 출판년도: 김경철, 2008년
사카마키 사장이 의자를 없앤 이유는 미국 신문에서 한 테이터를 발견하면서죠. 한 대학이 ‘나사’(NASA)와 함께 ‘서 있을 때와 앉아 있을 때 어느 쪽이 아이디어가 나오기 쉬운가’라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사카마키 사장은 “아이디어 자체는 앉아 있으나 서 있으나 별 차이가 없지만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스피드는 서 있는 편이 30% 정도 빨랐다”고 했습니다.
캐논전자의 경영회의는 의자를 없애는 것으로 무려 75%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 노력은 이익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카마키 사장 취임 5년 만에 이익이 10배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다음은 사카마키 사장이 강조한 ‘때밀이 경영’의 한 마디입니다.
“매너리즘은 낭비의 온상이며 생산성의 적이다. 익숙해지는 것이 보이면 매너리즘에 빼지지 않도록 시스템의 때를 벗겨내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리더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이를 항상 강하게 의식하고 있지 않으면 자칫 독선적이 되기 쉽다. 인간의 자질, 사고도 항상 깨끗이 때를 밀어두어야 한다.”
여러분은 개인적으로 ‘때’(습관, 사고 등)를 어떻게 벗겨내고 있습니까? 만약 경영자라면 어떤 방식으로 조직의 ‘때’를 씻어내고 있습니까? <에디터 김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