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의, 야쿠시마 B컷 에세이’/ 철길
‘이재우의, 야쿠시마 B컷 에세이’/ 철길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9.05.08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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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올이 ‘야쿠시마 사진전 개최’(5월 31일~6월 13일, 삼청동4차원) 사전 작업으로, ‘야쿠시마 B컷 에세이’를 연재중 입니다. 야쿠시마 사진 한 장에서 뽑아올린 단상을 담습니다. <편집자주>


과거 삼나무를 베어 열도로 나르던 협궤열차 철길입니다. 이런 철길을 오가며 대략 6시간은 걸어야 합니다. 비 탓에 미끌미끌한 침목(枕木).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서둘러 가다가는 십중팔구 ‘삐끗’.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요. 속도보다 목표. 

얼마나 걸었을까요. 무릎이 게으름을 피울 즈음, 잠시 궤도를 벗어나 엉덩이를 내려놓습니다. 평행선 철길을 베개 삼아 잠시 누워도 봅니다. 자연스럽게 ‘은하철도 999’ 노래가 코를 타고 흘러나옵니다. 철길 때문이겠죠.

일본에선 가수 겸 배우 사사키 아사오(佐々木功)가 주제가를 불렀습니다. 일본판 ‘김국환 아저씨’. 그는 애니메이션 노래의 대왕(アニメソング界の大王)이라 불립니다. 한국 버전의 ‘은하철도 999’와는 달리 일본 주제가는 인생 궤도를 담고 있습니다.

①‘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찾아나서는 여행자 같은 존재(ひとは誰でも しあわせさがす 旅人のようなもの) ②희망의 별을 만날 때까지 계속 걷는 것이겠지(希望の星に めぐりあうまで 歩きつづけるだろう)③ 반드시 언젠가는 너도 만나겠지 작은 파랑새를’(きっといつかは  君も出会うさ 青い小鳥に)이라는 가사입니다.

행복, 여행자, 희망, 별, 걷기, 파랑새. 모두 플러스(+) 이미지의 단어들입니다. 삶을 갉아먹는 마이너스(-) 단어들은 머릿속에서 다 지워버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게으름 피던 무릎을 주먹 방망이로 통통 치며 일으켜 세웁니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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