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의 경제학…별명이 더 잘 먹히는 이유
응원의 경제학…별명이 더 잘 먹히는 이유
  • 김재현 기자
  • 승인 2018.09.05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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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달리 일본 스포츠 대표팀은 대부분 애칭을 갖고 있다. ○○재팬, ○○니폰의 형식이다.

가장 대표적이고 잘 알려진 것이 ‘나데시코 재팬’(なでしこジャパン)이다. 나데시코 재팬은 여자 축구팀의 애칭으로, 나데시코는 패랭이꽃을 의미한다. 패랭이꽃의 강인한 면모를 여자축구팀과 결부시킨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전국(戰國)시대의 다이묘이자 오다 노부나가의 장인인 사이토 도산(1494~1556)이 패랭이꽃을 가문의 문장(紋章)으로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산은 자신의 주군을 몰아내고 미노국(지금의 기후현)을 지배했던 ‘배반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런 그를 ‘미노의 살무사’, ‘살무사 도산’이라고 부른다.

‘나데시코 재팬’이란 단어가 만들어진 건 언제일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직전이다. 국민들을 상대로 애칭 공모를 했는데, 2700여 건 중에서 선택을 받았다. 여자 대표팀은 그해 올림픽에서 8강에 올랐고, 2011년에는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 덕에 그해 신어‧유행어 연간대상(新語・流行語の年間大賞)에 뽑히기도 했다. 참고로 남자 축구 대표팀의 애칭은 ‘사무라이블루’(サムライ・ブル)다.

애칭의 생명은 ‘정착’이다. 일본 야구 대표팀의 애칭 ‘사무라이 재팬’(侍ジャパン)도 정착을 잘 한 케이스다. 하지만 다른 비인기 종목의 경우, 사람들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무튼,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각 대표팀들은 대부분 애칭을 갖게 되었다.

남자 핸드볼은 ‘혜성재팬’(彗星ジャパン)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핸드볼 협회가 1000통의 응모를 통해 6월 선정, 발표했다. 여자 핸드볼팀은 ‘직녀재팬’(おりひめジャパン)으로 정했다. 한 팀이 7명이라 7월 7일 칠석의 이미지를 갖고 왔다고 한다.

애칭을 변경한 케이스도 있다. 남녀 농구다. 원래는 ‘하야부사재팬’(ハヤブサジャパン)이었다. 하야부사는 날쎈 매를 의미한다. 일본농구협회는 2016년 4월, 애칭을 하야부사재팬에서 아카츠키 파이브(アカツキ ファイブ)로 바꿨다. 새벽 일출에 5를 조합한 것이다.

도쿄 올림픽에서 공수도는 새로운 종목으로 선정됐다. 남녀 공수대표는 ‘뇌신재팬’(雷神ジャパン)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섬광처럼 빠르다는 의미라고 한다.

재팬이 아니라 니폰이라는 단어를 고집하는 경기도 있다. 배구 종목이다. 남자는 ‘용신니폰’(龍神NIPPON) 여자는 ‘불새니폰’(火の鳥NIPPON)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일본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남자가 금메달, 여자가 은메달을 땄다. 당시는 재팬이라는 단어보다 니폰이라는 말이 더 영향력이 컸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축구 경기를 예로 들어보자. 애칭이 없는 상태에서 감독 이름을 따 ‘○○호’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감독이 바뀌면 따라서 바뀐다. 다른 종목들도 별다른 애칭이 없다. 효율적인 응원을 펼치는 일본과는 차이가 난다. 각 종목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간편한 응원을 위해 일본의 이런 점은 벤치마킹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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