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 마쓰이 타다미쓰
‘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 마쓰이 타다미쓰
  • 유환석 화백 기고
  • 승인 2019.05.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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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유환석(한국시사만화가협회장)> 한 달에 1회 꼴로 ‘유환석 화백의 CEO 명언’과 관련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일본 경영자를 고르고, 그들의 어록(명언)을 다시 선택하는 작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러던 와중에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일본 경영자들이 의외로 많은 경영철학과 경영에 대한 말을 남겼다는 거다. 반면, 한국의 창업주들이 남긴 경영철학이나 그들의 말과 글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후대는 그것조차 찾아보려는 노력이 없는 듯하다. 실로, 아쉬운 일이다. 남의 나라 경영자들의 경영철학을 소개하면서 ‘타산지석 지혜’로 삼는 이 작업이 결코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설이 길었다.

오늘은 송정충삼(松井忠三)이라는 경영자를 골랐다. 한자로 봐서는, 소나무 우물가 집안의 충직한 셋째 아들쯤 되지 않을까. 이름은 마쓰이 타다미쓰. 우리가 잘 아는 무인양품(MUJI)을 운영하는 회사 ‘양품계획’의 회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지금까지 소개했던 ᐅ혼다 창업주 혼다 소이치로( 本田宗一郎: 1906~1991) ᐅ마쓰시타전기(현재의 파나소닉)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1894~1989) ᐅ도시바 사장 출신 도코 도시오(土光敏夫:1896~1988) ᐅ일본항공(JAL) 회장 출신 하나무라 니하치로(花村仁八郎: 1908~1997)는 모두 고인들이다.

헌데, 이번 회에서는 처음으로 생존해 있는 경영자쪽으로 마음이 갔다. 그런 마쓰이 타다미쓰는 1949년생으로, 우리 나이로는 71세다. 그 역시 많은 어록을 남기고 있는데, 우리가 되새겨 볼 만한 말은 바로 ‘실행의 힘’이다. 마쓰이 타다미쓰는 이렇게 말한다.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전략이 이류라도 실행력이 일류인 회사는 ‘전략은 일류인데 실행력이 이류인’ 회사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

(企業で一番大事なのは実行力。戦略が二流でも実行力が一流の会社は、戦略が一流でも実行力が二流の会社よりも圧倒的に強い。)

마쓰이 타다미쓰는 전략보다 실행력을 우위에 두고 있다. 전쟁에 나갈 때는 무기와 더불어 전략(戦略)이 필수다. 한자 ‘략’(略)은 간략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스리다는 뜻도 갖고 있다. 이런 전략도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전쟁뿐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 일게다.

전략과 실행력 중에서 뭐가 중요하다고 딱 잘라 말하긴 곤란하다. 각자, 각 기업마다 처한 상황과 생각들이 다르기 때문일터. 잘 짜여진 전략이라면 실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애매한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말인즉슨, 현명한 경영자라면 판단을 잘 해야 한다는 거다.

그럼에도, 나는 전략보다 실행력을 우위에 둔 마쓰이 타다미쓰의 말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왜냐? 살아오면서 전략만 짜다, 또는 계획만 세우다 꼬꾸라지는 사람들을 수 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실행해 보지 않으면 성공도 없고 실패도 없다. 실패는 실행해 본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에너지원’이다. 그런 실패는 과연 ‘쓸모없는 경험’일까, 아니다. 마쓰이 타다미쓰의 또 다른 어록을 ‘덤’으로 소개하자면 이렇다.

<인간 만사 새옹지마. 향후 어떻게 될까 따위 아무도 모르지만, 단 하나, 말할 수 있다면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人間万事塞翁が馬。将来どうなるかなんて誰にもわからないが、たったひとつ、言えることがあるとすれば、人生に無駄な経験などひとつもないということだ。)

정리하자면, 실행=쓸데 있는 경험. 실행력>전략. 일단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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