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인터뷰/ 여행업이 맺어준 '럭키' 한일 부부
상생 인터뷰/ 여행업이 맺어준 '럭키' 한일 부부
  • 이재우 기자
  • 승인 2019.05.31 11: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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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의 도시 벳푸대학으로 유학을 떠난 여자
여자는 거기서 일본 남자를 만나 커플이 됐다
대구 출신 럭키투어 한연우 소장의 스토리다
(주)럭키투어의 한연우 소장. photo=김재현 기자

#경상도 여자와 히로시마 남자
일본 오이타현의 온천 도시 벳푸. 20대의 경상도(대구) 출신 한국여자가 30대의 히로시마 출신 일본남자와 만났다. 둘의 교집합은 여행업. 여자는 현지 여행 가이드, 남자는 일본현지여행사 사무소 소장이었다. 두 사람은 그런 직업이 인연이 돼 ‘한일 커플’이 됐다. 남자를 따라 일본에 정착할 수도 있었지만, 그 반대로 여자는 남자를 데리고 2003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남편이 저보다 열한 살 많은 일본사람입니다.”

여자는 남편의 나이까지 ‘쿨’하게 공개했다. 강한 대구 사투리에 시원시원한 성격,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 인터뷰는 처음부터 유쾌했다.

일본 여행사와 랜드사를 찾아가는 재팬올의 ‘상생 인터뷰’ 4번째 주인공은 일본전문 랜드사 ㈜럭키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한연우(47) 소장이다. 앞서 인터뷰한 재패니스트&투어핏의 민태규 대표가 한 소장을 추천했다. ‘상생 인터뷰’는 추천 방식으로 이뤄진다. 5월 24일 늦은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3가 인근에 있는 럭키투어 사무실에서 한연우 소장을 만났다.

#2004년 일본전문랜드 럭키투어 설립
㈜럭키투어는 공무원&기업 연수, 가톨릭성지순례, 골프투어, 수학여행 등 단체 방문수배 전문 랜드사다. 2004년 한국에서 랜드를 시작한 한 소장 부부는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일본어로 전화 응대를 하는 직원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한연우 소장을 포함해 직원은 넷, 모두 일본에서 공부한 유학파라고 한다. 한 소장은 대구에서 고등  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우리 학교와 자매결연을 한 곳으로 갔습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오이타현의 벳푸대학이죠. 유학 자금이 넉넉하지 않아 시골대학을 선택했어요. 전공은 관광학입니다.”

#벳푸대학에서 관광학 전공
한연우 소장은 당초 졸업을 하고 한국으로 들아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벳푸대학에 입학하니 한국 사람이 6명 밖에 없더라구요. 선배들 모두 현지가이드를 했는데, 저도 4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죠. 돈벌이가 괜찮았어요. 그러다 졸업을 하고 취업비자를 받아 현지 푸케즈(풍월)호텔이라는 곳에서 3년 가까이 일했죠. 한국은 IMF가 터졌을 때라, 엄마가 ‘들어오느니 거기서 취업하라’고 권했죠.”

졸업을 하고 한국으로 바로 들어왔으면 지금의 남편을 만나지 못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현지에서 랜드 경험을 익힌 부부는 한국으로 와서도 그 일을 계속했다. 한연우 소장은 “문화가 서로 달라 처음에는 일하면서 많이 다투고, 많이 부딪혔다”고 말했다.

# 난감했던 후쿠시마 방사능 사건
조금 조금씩 영업을 터나가던 상황에서 난데없는 일이 들이닥쳤다. 여행업계를 송두리째 집어삼킨 후쿠시마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사건이었다. 영업에 치명타를 입은 건 럭키투어도 예외가 아니었다. 연신 웃으며 이야기하던 한 소장의 얼굴이 ‘진지한 모드’로 바뀌었다.
 
“한 달 내내 TV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이야기를 하는 통에 손님이 싹 사라졌죠. 지진은 늘 발생하지만 방사능은 달랐어요. 지진의 경우 보통 한달 정도면 영업이 회복되는데, 방사능엔 앞이 캄캄하더라구요. 문을 닫아야 하나 많이 고민했어요. 6개월 간 일이 없으니 ‘굶어죽겠다’ 싶었죠. 방법이 없었어요.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게 ‘부부 중 한 사람만 하자’였어요. 그래서 저는 여행업을 계속하고 남편은 전라도에 있는 해운회사에 취직했어요. 아무튼 그때가 여행업 하면서 제일 위기였죠.”

럭키투어 홈페이지.

# 일본인 남편과 사는 ‘고충’(?)
진지했던 한 소장이 얼굴을 펴고 다시 ‘웃음 모드’로 돌아왔다. 그는 “둘이 같이 할 때는 많이 싸웠는데, 지금은 혼자 하니 속편하고 좋다(ㅎㅎ)”며 웃어 보였다.

한 소장은 남편을 예로 들며, 일본인들의 일하는 스타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에서는 공과 사가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신용을 목숨 같이 여깁니다. 컴플레인이 발생했을 경우, 남편도 일 뒷처리만큼은 확실했어요.”

한 소장은 그런 남편의 일본 인맥 덕을 톡톡히 봤다고 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후 방문수배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던 것. 이를테면, 육군사관학교의 멤버들이 일본 자위대를 방문했을 때 남편이 인맥으로 그곳을 뚫어줬다고 한다.

방사능 후유증은 컸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 방사능으로 인한 도시 파괴는 ‘재생’으로 이어졌다. “한국 공무원들이 일본의 도시 재개발이나 도시 재생 현장을 배우고 경험해 보려는 발길이 이어졌어요.” 그렇게 다시 숨통을 텄다.

럭키투어 식구들. 모두 일본에서 공부한 유학파들이다.

# 일본어를 특히 잘해야 하는 방문수배
럭키투어는 단순 패키지여행을 취급하지 않는다. 기업연수, 성지순례(가톨릭), 문화탐방, 농촌 6차산업현장, AI시설과 복지시설 견학, 공공단체 인문학 투어 등 방문수배가 대부분이다.

한연우 소장은 “그러다보니 까다로운 일본 공무원들을 상대로 일일이 루트를 새로 뚫어야 한다”며  “관련 서류를 세밀하게 만들고 일본 공무원들을 ‘구워 삶아야’ 하기에 직원들의 일본어 실력이 탁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랜드’ 한 우물만 15년 해오고 있는 한연우 소장. 여행업계 사람들은 한 소장의 일본인 남편 스토리도 잘 알고 있다. 한 소장의 유쾌한 한마디에 또 빵~ 웃음이 터졌다. “신랑한테 한국으로 귀화하라 캐도(권해도) 안해요.(ㅎㅎ) 해운회사에서 영업 하는데는 일본 국적이 더 낫다면서...”

한 소장은 “저는 나서서 영업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줘 꾸준히 의뢰가 들어온다"고 했다.

# “고객들에게 충성을 다하자”
마지막으로 그에게 여행업 철칙을 물었다. 한 소장은 “오는 사람(고객, 여행사 관계자)한테 충성을 다하자. 첫째도, 둘째도 충성이죠.ㅎㅎ”

한연우 소장이 말하는 충성은 곧 ‘배려’를 의미한다. ‘한연우’라는 브랜드를 믿고 찾는다면, 분명 고객들은 ‘럭키(lucky)’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연우 소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ᐅ럭키투어 문의: (02) 734-6656,  홈페이지: https://luckytour.modoo.at/
(다음 인터뷰 대상자는 한연우 소장이 추천합니다)

<이재우 기자, 재팬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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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규 2019-06-21 17:13:21
늘 유쾌하고 열심이신 분...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