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복/ 국회대표단이 면담 '퇴짜' 맞은 이유
경제 보복/ 국회대표단이 면담 '퇴짜' 맞은 이유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9.08.08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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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대표단 '지한파' 자민당 간사장에 기대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자민당 5파벌의 수장
아베 총리와 포경지역을 정치적 기반 공통점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지한파로 알려진 그는 자민당 내 2인자다.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지한파로 알려진 그는 자민당 내 2인자다.

강창일(현 한일의원연맹 회장), 서청원(전 한일의원연맹 회장) 의원을 중심으로 꾸려진 국회 대표단이 화이트리스트 규제 철회 요청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가 면담 ‘퇴짜’를 맞았다. 그들이 기대를 걸었던 인물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80) 자민당 간사장이다.

니카이 간사장은 일본 정가의 대표적인 지한파로 통한다. 그런 그는 한국 정치인으로는 서청원 의원, 민주평화당의 박지원 의원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자민당 파벌의 수장이다. 그는 자민당 내 5파벌인 니카이파(二階派)를 이끌고 있다. 거느리는 의원은 40~50명 선에 불과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 다음인 2인자로 불리고 있다.

그런 그는 매년 니카이파 관계자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하계연수를 올 정도로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국회 대표단은 니카이 간사장이 한국 정치인들과 교분이 깊은 점, 잦은 한국 방문 등을 근거로 면담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니카이 간사장은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친분보다는 자민당의 노선을 따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는 4년 째 장수 간사장을 하면서 아베 총리와 보폭을 맞추고 있다. 2016년 자민당 역대 최고령 간사장(77세 5개월)에 임명됐던 그다.

아베 총리와 니카이 간사장은 자민당 내 정치적 지분 이외에 독특한 공통점을 하나 갖고 있다. 포경 지역을 지역구로 뒀다는 점이다. 아베 총리는 포경이 뿌리 내린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 출신이고, 니카이 간사장은 고래잡이로 유명한 와카야마현을 지역 기반으로 한다.

일본 정부가 최근 상업포경 재개를 선언하자 니카이 간사장은 곧바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과거 자민당 본부 식당에 고래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우리 국회 대표단은 아베 총리와 니카이 간사장의 이런 견고한 틈을 비집고 들어가지 못했다. 면담에 실패한 서청원 의원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현지에서 "구걸 외교 안하겠다"고 말했던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2일 오후 YTN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민당이) 대일본 부활을 꿈꾸는 몽상가 집단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를 표했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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