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소미아 파기 결정...놀란 일본 “설마?”
한국, 지소미아 파기 결정...놀란 일본 “설마?”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9.08.28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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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2일 지소미아 연장 않고 파기 결정
산케이 “문재인, 해서는 안되는 수 던졌다”
일본 언론, 정부 등 일제히 황당하다는 반응

전혀 예상밖이었다. 청와대가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의 약자)을 연장하지 않고 파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상임위 김유근 사무처장(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기자 회견에서 “GSOMIA의 종료를 결정했다”며 “외교 루트를 통해 일본 정부에 통고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양국의 안보 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며 “민감한 군사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한 협정을 계속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소미아 파기 이유가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 국가 배제와 관련이 있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김유근 사무처장(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포토=YTN 캡쳐.
지소미아 파기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김유근 사무처장(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포토=YTN 캡쳐.

한일간 지소미아가 체결된 건 2016년 11월 23일로, 매년 연장돼 왔다. 체결 이후 24건(올해 7월 기준)의 정보를 교환해 왔지만 최근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이날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항 조치로 연장 시한 90일 전(8월 24일) 파기를 결정하면서 지소미아는 자동 종료하게 됐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는 급격하게 얼어붙게 됐다.

청와대는 파기 결정과 관련 “미국도 이해를 했다”고 밝혔지만 미국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종료 결정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특히 일본 정부는 의외의 결정에 ‘설마’ ‘황당하다’는 듯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일본 외무성 등 관계자는 “지극히 유감”이라고 했고, 일본 방위성은 “북한과 중국만 이롭게 할뿐”이라고 했다. 

마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포토=연합뉴스TV 캡쳐.
마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포토=연합뉴스TV 캡쳐.

강경화 외무장관과 신경전을 벌였던 고노 타로 외상은 이날 밤 남관균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지역의 안보 환경을 완전히 오인하고 있다”고 항의의 뜻을 전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파기 결정을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답을 하지 않고 총리 관저를 떠났다.

일본 언론들은 앞다퉈 속보를 전했다. 보수, 진보 매체를 가리지 않고 비난과 우려를 표했다. 보수지 요미우리는 “한국의 폐기 결정은 한일 방위 협력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에도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익보수지 산케이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서는 안되는 수를 던졌다”(禁じ手に出た)고 비난했다. 킨지테(禁じ手)는 장기나 스모에서 금지하고 있는 수(手)나 해서는 안되는 금지 규정을 뜻한다. 

진보 매체인 아사히는 “한일 관계 악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안보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심각한 사태”라고 했다.

게이오대학의 켄진보(神保謙) 교수는 아사히 신문에 “평상시 한국과 일본이 정보를 공유하는 자세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 되기도 했다”며 “이런 태세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한미일 삼각관계에 큰 구멍을 내는 일”(こうした態勢を一方的に破棄してしまうのは、日米韓の三角関係に大きな穴をあけることになる)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한국의 포기에 일본 설마'(韓国の見切りに日本 まさか)라는 제목을 달았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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