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인 편의점…‘알바생 대이동’ 사건
일본 무인 편의점…‘알바생 대이동’ 사건
  • 에디터 김재현
  • 승인 2018.09.0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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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처음 탄생한 곳은 미국이다. 일본이 아니다. 얼음 판매 회사인 사우스랜드(Southland Ice Company)가 텍사스 주 댈러스시에 오픈한 것이 최초의 편의점이다. 얼음과 함께 간단한 먹거리 구매를 원했던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세상에 없던 가게’를 처음 선보인 것이다. 이 회사는 다른 가게들과 달리, 아침 7시~ 밤 11시까지 영업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상호명을 ‘세븐 일레븐’으로 정했다. 1946년의 일이다.

일본에서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었던 이토요카도(イトーヨーカ堂)라는 회사는 1970년대 편의점 진출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 회사가 1973년 미국 편의점 체인인 사우스랜드와 제휴를 맺고 ‘세븐 일레븐 재팬’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토요카도는 이듬해인 1974년 사우스랜드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세븐일레븐 재팬 1호점을 오픈했다. 하지만 1991년 사우스랜드가 경영 위기에 몰리자, 거꾸로 이토요카도가 회사를 사들였다. 이 일은 세븐일레븐 재팬이 일본 편의점업계 1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일본 편의점 5개사(세븐 일레븐 재팬, 로손, 패밀리마트, 서클케이 산쿠스, 미니스톱)는 올해 4월, 편의점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2025년까지 모든 점포에 무인 계산대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현재 일본의 편의점 수는 5만 7000여 개로, 세븐 일레븐 재팬, 로손, 패밀리마트 3사가 이중 5만 개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 경제 전문지 다이아몬드는 4월 26일 ‘편의점의 무인 계산대화: 가까운 미래,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수요가 격감되는가(コンビニ無人レジ化の近未来、バイト・パート需要が激減!?)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는 “계산대 작업이 불필요해지면서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 수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 기자 출신인 카야 케이이치(加谷珪一) 경제평론가는 5월 18일 소프트뱅크 그룹 계열의 ‘IT미디어 비즈니스’라는 경제매체에 ‘무인 편의점 보급이 가져 올 경제적 영향’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의 진단을 요약하면 이렇다.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을 원칙으로 한다. 그만큼 인건비 비중이 높다. 편의점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약 10% 정도로 예상된다. 편의점 1개 점포당 매출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무인화를 통해 연간 1조 2500억엔(한화 약 12조 1080억원)이 절감될 가능성이 있다.

무인 시스템에 소요되는 경비는 인건비와 비교하면 많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1조엔(9조 6900억원) 수준의 이익이 편의점 업계에 돌아간다. 무인화가 되면 노동시장에 큰 인력 이동이 예상된다. 100만 명에 달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전직을 해야 하고, 이는 거시경제학적 측면에서 큰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에디터 김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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