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선구자들⑯/ 자판기와 ATM의 원조
일본의 선구자들⑯/ 자판기와 ATM의 원조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01.2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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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므론 홈페이지 캡쳐.

“50을 넘어 성공한 다테이시 카즈마”

“나이 50을 지나 성공을 이룬 건 이노 다다타카와 다테이시 카즈마뿐이다”(五十歳を過ぎて事を成した人は伊能忠敬と立石一真だけだ)

‘싱커스50(Thinkers 50) 재단’이 선정하는 세계 경영사상가 50인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일본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研一·77)의 말이다.

싱커스50 재단은 스페인 IE경영대학원의 스튜어트 크레이너(Stuart Crainer)와 데스 디어러브(Des Dearlove) 교수가 2001년 공동 창설했는데, 2년마다 세계 최고의 경영사상가를 선정하여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2019년의 1위는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인 김위찬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교수와 같은 대학원의 르네 마보안(Renée Mauborgn) 교수였다.

오마에 겐이치는 영국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톰 피터스(Tom Peters) 등을 잇는 경영 구루로 꼽은 바 있는 인물이다.

그런 오마에 겐이치의 말에 나오는 이노 다다타카(伊能忠敬:1745~1818년)는 에도 시대 중기에서 후기에 걸쳐 활동한 상인 출신 측량가다. 그는 장사로 이룬 부를 뒤로 하고, 나이 오십에 측량가의 삶을 살았다. 일본 최초의 실측지도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조선의 김정호(대동여지도)’라고 부를 만한 인물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모리타 아키오에 필적

또 한 사람. 오므론(OMRON)) 창업자 다테이시 카즈마(立石一真:1900~1991년) 역시 나이 오십을 넘어서 대성공을 거둔 이다. 그는 마쓰시타 고노스케(파나소닉 창업자)와 모리타 아키오(소니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혼다 창업자) 등에 필적하는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다테이시 카즈마의 경영 인생 절정기는 50세 이후부터 90세까지 약 40년간. 그 기간 동안 그는 직원은 100배, 매출은 1000배로 늘렸다. 비즈니스에 감동이란 것이 있다면, 아마 그를 두고 하는 말일 수도 있다.

‘도대체 다테이시 카즈마가 누구길래 남의 나라 경영자를 이리도 높게 평가하느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일본 온라인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에 실린 기사(2008년 12월)를 소개해 보겠다.

금융-철도 자동화 시스템 변화에 크게 기여

<개발에 대한 의욕이 굉장했다. 자동발매기, 자동판매기, CD(현금 자동 지급기), ATM(현금 자동 예금 인출기), 자동개찰기, 자동 교통 신호기 등 오므론의 기술은 우리 일상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더 굉장한 것은 그 개발 과정이다. 예를 들어 국철(현 JR)에서 자동 발매기 개발에 대해 상담을 했을 때 “아 그렇다면 우리 회사로 오시기 바랍니다”라고 대답을 하고 그 날부터 개발에 들어가 3일 뒤 방문날까지 실제로 기기를 제작했다. 다테이시 카즈마는 안된다(できません)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일본 IoT(사물인터넷) 시대의 예견자’

다시 한번 나열해 보자. 자동판매기, CD, ATM, 자동개찰기, 자동발매기, 자동 교통신호기, 심지어 위조지폐 판별기까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가 오므론이다. 오늘날 금융 기관과 철도 수송의 자동화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기업인 셈이다.

이런 회사를 이끈 다테이시 카즈마를 두고 일본 평론가들은 ‘일본 IoT(사물인터넷) 시대의 예견자’라고 평가한다. <에디터 이재우>

(오르몬 이야기는 ‘경영자들의 유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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