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세기만에 외부 인사를 톱 기용
도시바, 반세기만에 외부 인사를 톱 기용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01.18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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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회장 지낸 인물을 사장으로 

도시바가 18일 “쿠루마타니 노부유키(車谷暢昭)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62)를 4월 1일자로 사장에 보임한다”고 발표했다. 은행권 출신인 쿠루마타니 노부유키는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 부사장(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부행장 겸임)을 거쳐 2018년 4월 경영 위기에 처한 도시바의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에 취임했다.

그 2년 뒤인 올해 4월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사장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가 도시바의 사장에 오른 건 48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2016년부터 사장을 맡아 오던 츠나카와 사토시(綱川 智)는 대표권이 없는 회장으로 물러나게 된다. 대학(도쿄대) 졸업 후 도시바에 곧바로 입사한  츠나카와 사토시는 회사의 의료 부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4월 1일 사장이 되는 쿠루마타니 노부유키. 사진 출처=니혼게이자이.

회계 부정 논란에 원자력회사 인수로 큰 손실

도시바는 2000년대 후반 이후 ‘잘못된 선택’의 연속이었다. 도시바가 야심차게 미국 원자력업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건 2006년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원전 부진의 여파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채무 초과에 빠진 도시바는 결국 2017년 8월, 도쿄증권거래소 2부 강등이라는 치욕을 맛봤다. 앞서 도시바는 2015년 회계 부정으로 큰 논란을 빚기도 했다.

2018년 ‘돈 벌어주던' 반도체 자회사 매각

그러면서 도시바는 알짜 회사를 잘라내야 했다. 2018년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를 2조엔에 매각했던 것. 그동안 도시바 메모리는 연간 4400억엔(4조 6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왔다. 도시바 전체의 영업이익이 640억엔(673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7배의 이익을 내는 그야말로 ‘알짜 중 알짜’ 였다. 그런 회사를 미국 투자펀드 베인 캐피탈에 팔아버린 것이다.

매각을 통해 어느 정도 총알(현금)을 확보한 도시바는 경영 재건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수장 교체는 인프라, 에너지 등 기존 사업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성장 전략을 새롭게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전기와 시바우라제작소 결합 ‘도시바’로

도시바는 ‘일본 전기의 아버지’로 불리는 후지오카 이치스케(藤岡市助:1857~1918)와 ‘천재 발명가’ 다나카 히사시게(田中久重:1799~1881)가 만든 회사가 합쳐서 생긴 기업이다.

후지오카 이치스케와 다나카 히사시게는 각각 도쿄전기’(東京電気)와 시바우라제작소(芝浦製作所)를 창업했다. 이 도쿄전기와 시바우라제작소가 1939년 합병해 도쿄시바우라 주식회사가 되었다. 회사는 1984년 도쿄와 시바우라의 한 글자씩을 따서 지금의 ‘도시바’(東芝)로 사명을 변경했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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