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기고2 / 트럼프 지지층 따라 '온도차'
미국 현지 기고2 / 트럼프 지지층 따라 '온도차'
  • 이훈구 작가
  • 승인 2020.04.06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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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사태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훈구 작가.

<1편에서 계속>

<사우스 캐럴라이나=이훈구 작가> 미국은 연방제 국가이다. 게다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적절한 균형과 긴장이 존재한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이며 재선을 노리고 있다. 당연히 성숙된 민주주의가 정착된 미국인들로서는 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체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주일수록 강력하게 코로나19를 대처한다. 또한 주민들 역시 연방정부 보다는 주정부를 신뢰한다. 반면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주는 대체적으로 차분하다. 연방정부의 강한 대처로 곧 종식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공화당-민주당 지지가 강한 곳의 다른 분위기

내 경우를 보자면, 본가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CALIFORNIA)주’의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이고 내가 실제로 거주하는 곳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의 ‘사우스 캐럴라이나(SOUTH CAROLINA)주’의 스파르탄버그(SPARTANBURG)다.

분위기를 비교하자면 로스앤젤레스는 한국인과 중국인은 물론 동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당연히 학교가 문을 닫고 제한적인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이곳 스파르탄버그는 작은 도시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차분하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은 대륙이기 때문에 서부는 지진에, 동부는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같은 재난을 많이 경험한다. 서부는 사막지대라 비를 구경하기 힘들지만 동부는 일주일에 2-3회 비가 오는 경우가 흔하다. 하여 재난을 많이 경험하고 대비도 하기 때문에 웬만한 재난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또한 세계 최고의 국가답게 이에 대한 매뉴얼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총기 소지가 자유롭기 때문에 이러한 강력한 매뉴얼과 공권력의 권위가 없다면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할 가능성도 높다. 또한 동부나 남부는 아시아인들이 많지 않다. 나 역시 코스트코(COSTCO)에 갔을 때 “5년 만에 처음 만나는 한국인”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기 때문에 그만큼 코로나19에 대해 무딘 편이다.

마침내 50개주에 모두 확진자가 등장

물론 남부사람 특유의 슬로우 문화도 한몫하고 있다. 따라서 로스앤젤레스에서 수시로 걸려 오는 통화들을 응대하다 보면 ‘정말 그럴까?’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사우스캐럴라이나와 노스캐럴라이나를 가로 지르는 I-85 프리웨이를 달리면서도 최근까지 미국이 위기인가에 관한 의문을 가질 정도였다. 또한 연방정부의 별도 지침이 내려지기까지 주정부 역시 경계 정도의 조치만 취할 정도였다.

그러나 우려가 현실이 되듯 가장 오지라는 웨스트버지니아(WEST VERGINIA)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미국은 WHO의 펜더믹 선언이 자신들의 안방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감지하기 시작했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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