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중퇴' 아르마니 코로나 전사 응원 광고
'의대 중퇴' 아르마니 코로나 전사 응원 광고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03.27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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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는 사망자가 8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각국에선 기업들이 기부금을 내놓는가 하면, 일부 패션기업들은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만들어 의료당국에 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태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에선 좀 특별한 응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르마니, 60곳 이상 신문에 전면 광고

이탈리아 패션기업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사는 최근 60곳 이상의 자국 신문에 동시에 전면 광고를 냈다. 광고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맞서 싸우고 있는 의료 종사자를 위한 응원의 편짓글이 적혀 있었다. 편지의 주인공은 이 회사의 창업자 조르지오 아르마니(86). 글로벌 패션매체 WWD에 따르면,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사 목표로 했던 적이 있어서 더 공감”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분들이 큰 힘을 발휘하고 계셔서 감동하고 있습니다. 노고의 눈물을 보면 매우 가슴이 아픕니다. 예전에 젊었을 때 제 자신도 의사를 목표로 했던 적이 있어서, 특히나 더 공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여러분들과 함께 하면서 전사적으로 대응할 겁니다. 제 마음은 환자를 옮기는 이들, 간호사, 의사 그리고 의료 전문가들 곁에 있습니다.”

“제 자신도 의사를 목표로 했던 적이 있다”는 말처럼 아르마니는 의대 중퇴생 출신의 패션 기업가다. 밀라노 국립대학 의학부에 입학했던 그는 3학년 때 학업을 중단했다. 해부학이 장애물이었다고 한다. 진로를 고민하면서 아르마니는 군 입대를 했는데, 의무대에서 복무했던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군 생활은 지루하기만 했고 의무실에 거의 늘 혼자였습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죠. 그러다 전염성 독감이 돌아 갑자기 환자가 60명이나 몰려왔죠.>

의대 3학년 때 학업 포기하고 디자이너의 길로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레나타 몰로가 쓴 전기 ‘라이프 스타일 창조자, 아르마니 패션제국’(2008년 문학수첩)에 나오는 대목이다. 레나타 몰로는 책에서 “아르마니는 매일 의무실에 실려 온 전우들에게 엄청난 양의 주사를 놔야 했다”고 썼다.

고령자들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죽어나가는 현실에서 86세의 패션 기업가 아르마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만약 그가 의학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다면, 그 역시 노구를 이끌고 코로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을까. 그의 편짓글에선 특별한 동질감이 묻어난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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