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코로나블루’에서 잠시 위로 받고 싶다면...
새 책/ ‘코로나블루’에서 잠시 위로 받고 싶다면...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05.09 15: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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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라는 말이 너무 흔해진 요즘, 그래도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다면 이 책을 손에 잡아보시길. ‘코로나블루’에서 막 해방되는 지금이라면 더욱 더.

이 책은 마음의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는 ‘마데카솔’과도 같다. 신우창 작가가 글을 쓰고, 우화(寓話) 같은 그림들을 직접 그렸다. 제목은 <웅덩이>(인문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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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웅덩이
친구들: 길고양이, 달팽이, 꽃과 나비, 작은 새, 강아지
 
친구들이 모두 웅덩이를 찾아온다. 이 웅덩이는 스스로를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긴다. 해서, 매끈하게 잘 포장된 도로가 되고 싶어 한다. 이들 사이에 동화 같은 대화가 오간다. 책의 한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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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땡볕에 달궈진 땅 위를 어린 달팽이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다. 달팽이는 느릿느릿 웅덩이 쪽으로 다가간다. 달팽이 몸에는 물기가 거의 없고 몹시 지쳐 보인다. 웅덩이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달팽이야, 괜찮아?”
웅덩이에 몸을 적신 달팽이는 서서히 기운을 차렸다.
“너, 저 멋진 도로에서 오는 길이니?”(웅덩이)
“끔찍해 저 도로...”(달팽이)
“도로가 끔찍하다고?”(웅덩이)
“저 도로가 너무 싫어.”(달팽이)
“난, 저 멋진 도로가 되고 싶어.”(웅덩이)
 
달팽이가 웅덩이의 말에 몸을 떨며 말했다.
“모두 죽었어. 내 친구들, 지렁이들, 다른 많은 벌레들이 다 저 도로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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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는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법. 웅덩이와 달팽이는 이런 세상의 이치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책에는 온기와 동심이 가득하다. 50대 중반의 작가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 작가는 말한다.
 
“곁에 있는 모든 것에는 시련을 극복한 소중한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은 소중합니다.”
 
얼굴을 본 적 없는 작가지만, 그의 얼굴이 눈에 쉽게 그려진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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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비오네 2020-05-10 12:53:10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시기, 책 소개 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