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 수출 규제 결국은 ‘부메랑’
일본, 한국 수출 규제 결국은 ‘부메랑’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05.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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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갔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 △플로오린 폴리이미드 등 3종 소재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 건 지난해 7월부터다. 사실상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이 됐다. 그 영향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오히려 해당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줄어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수입선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 규제, 일본 기업 실적 폭락 불러
니혼게이자이는 20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이후 한국 기업들이 대체 가능한 공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탈 일본으로 일본 소재, 부품 회사들의 타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닛케이는 불화수소업체 스텔라케미파를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모리타화학과 더불어 전 세계 불화수소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다.
 
스텔라케미파는 최근 “지난 1분기(1~3월)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2% 감소한 337억엔(약 38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32% 감소한 24억엔(약 272억원). 닛케이는 “95% 이상 고순도 불화수소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30% 감소했다”고 전했다. 스텔라케미파 측은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규제 영향으로 수출 판매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해 실적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2019년 11월, 3월기 4~9월(일본 기준 상반기) 결산 실적을 발표했는데, 4~9월 매출은 전년(194억5000만엔) 같은 기간에 비해 11.9% 줄어든 171억4000만엔(약 1814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전년(21억5900만엔)에 비해 53.9%나 줄어든 9억9600만엔(약 105억원)에 불과했다.
 
한국 수출 규제한 여파가 일본 기업의 실적 폭락을 계속 불러 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스텔라케미파의 한국 사업 파트너는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스텔라케미파의 불화수소 대신 한국 솔브레인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텔라케미파, 현재 창업주의 증손녀가 경영 맡아
스텔라케미파는 ‘여성 파워’가 센 회사다. 창업주 다음으로 역대 경영자들이 모두 여성이다. 창업주 하시모토 지사부로(橋本治三郎)가 오사카를 기반으로 하시모토쇼코도제약소(橋本升高堂製薬所)라는 회사를 설립한 게 1916년이다. 창업 100년을 훌쩍 넘긴 장수기업이다.
 
이후 1944년 하시모토화성공업(橋本化成工業), 1990년 하시모토화성주식회사(橋本化成株式会社)로 이름을 바꾸었다. 1994년에는 한국에 FECT라는 합자회사도 설립했다. 1997년에는 사명을 현재의 이름인 스텔라케미파(ステラケミファ, STELLA CHEMIFA)로 변경했다.
 
스텔라(STELLA)는 라틴어로 ‘별’이다. 케미파의 케미(CHEMI)는 화학(Chemical)을, FA는 멀리(far)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 스텔라케미파는 별이 빛나는 것처럼, 케미칼이 멀리 퍼져나간다는 뜻이다. 회사 모토(Beyond the Chemical:화학제품을 넘어서)에서 그들의 비전을 알 수 있다. 현재는 제약과 화장품업도 겸하고 있다.
 
창업주 하시모토 지사부로 다음으로 경영을 맡은 이는 손녀인 후카다 준코(深田純子·73) 회장이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전업주부로 21년을 보내다 41세에 당시 하시모토화성공업에 입사했다. 7년 후인 48세 때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현재 스텔라케미파의 사장은 창업주 하시모토 지사부로의 증손녀이자 후카다 준코의 조카인 하시모토 아키(橋本亜希·48)가 맡고 있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 레스토랑 경영을 했던 하시모토 아키는 2015년 고모 후카다 준코에 이어 사장직에 올랐다. 그러면서 후카다 준코는 회장으로 물러났다.<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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