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황소'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자 스토리
'붉은 황소'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자 스토리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07.28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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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A(Double A)라는 복사용지를 생산하는 회사는 태국의 펄프 및 복사용 제지기업이다. 더블A사의 정식 이름은 Double A (1991) Public Company Limited. 설립연도를 회사 이름에 넣은 특이한 케이스다. 줄여서 Double A (1991) PCL이라고 부른다. 더블A 외에 태국의 국제적인 브랜드로는 에너지 드링크 음료 레드불(Red Bull)이 있다. 요즘 태국이 레드불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찰레오 유비디아 ‘크라팅 다엥’(Krating Daeng) 출시
#1. 찰레오 유비디아(Chaleo Yoovidhya:1932~2012)라는 이가 있다. 태국인이다. 중국 이민자 출신인 그는 1962년 TC제약사(T.C. Pharmaceuticals)를 세웠고, 이를 발전시켜 1976년 ‘크라팅 다엥’(Krating Daeng)이라는 에너지 드링크를 태국에 출시했다. 물, 사탕수수, 카페인, 타우린, 이노시톨, 비타민B에 감미료를 첨가한 비탄산 에너지 음료였다. 

찰레오 유비디야는 몸집이 큰 야생 적갈색 들소를 보고 크라팅 다엥이라는 이름을 착안했다고 한다. 태국어로 크라팅은 들소, 다엥은 붉은 색을 뜻한다. 태국에서 야생 들소는 힘과 정력의 상징이었기에 에너지 드링크의 로고를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 음료는 태국 노동자들에게 인기였다. 특히 트럭운전사들이 선호했는데, 그들은 늦은 밤까지 졸지 않기 위해 마셨다. 

photo=방콕포스트

‘크라팅 다엥’에 반한 디트리히 마테쉬츠의 혜안
#2. 디트리히 마테쉬츠(Dietrich Mateschitz:1946~)라는 이가 있다. 오스트리아 태생. 그는 독일 소비재 회사 블렌닥스(Blendax)에 다니고 있었다. 마테쉬츠의 직책은 아시아 담당 마케팅 부장. 그는 1982년 태국 출장을 갔다. 거기서 태국의 기괴한 음료를 발견했다. ‘크라팅 다엥’이었다. 숙취 해소와 시차 피로에 도움되는 느낌을 받았다. 

마케팅 전문가 마테쉬츠는 이 에너지 드링크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찰레오 유비디아와 손잡았다. 이후 서구 취향에 맞춰 성분을 바꾸는 작업을 거쳤다. 마테쉬츠와 찰레오는 1984년 각각 50만 달러씩 공동투자해 회사(Red Bull GmbH)를 설립했다. 태국 브랜드명 ‘크라팅 다엥’을 그대로 영어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마테쉬츠는 평범한 음료에 불과했던 ‘크라팅 다엥’을 찾아내 새롭게 브랜딩하는 수완을 보였다. 

1987년 4월 오스트리아에서 ‘레드불’ 정식 출시
#3. 회사 경영을 맡은 마테쉬츠가 서구인 입맞에 맞는 탄산수를 첨가한 레드불(Red Bull)을 오스트리아에서 출시한 건 1987년 4월이다. 태국에선 레드불이 복싱 경기와 스포츠 이벤트 후원을 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1997년엔 미국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인지도를 넓혔다. 그러는 사이 동업자 찰레오 유비디아는 2012년 3월 세상을 떠났다. 

그는 태국의 유명 체인 병원(Piyavate Hospital)의 지분 60%를 소유하고 있었다. 현재 찰레오 가족은 레드불 지분 49%를 갖고 있다(나머지 49%는 마테쉬츠 소유). 찰레오의 장남 찰레름 유비디아(Chalerm Yoovidhya)는 추가로 지분 2%를 소유하고 있다. 찰레름은 ‘태국 50대 부호’(Thailand's 50 Richest 2020) 리스트 2위에 올라 있다. 순자산은 20억 달러~30억달러로 평가된다.. 레드불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75억 캔이나 팔렸다. 

마테쉬츠는 최근 인터뷰에서 “일과 스포츠를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giving wings to people)이죠”라는 말로 레드불의 의미를 강조했다.

공동 창업자 찰레오 유비디아의 손자 뺑소니 무혐의
#4. 그런데 최근 태국이 시끄럽다. 찰레오 유비디아의 손자이자 찰레름 유비디아의 아들인 오라윳 유비디아(Vorayuth Yoovidhya) 때문이다. 태국 유력 일간지 빙콕포스트에 따르면, 오라윳 유위디야는 지난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 차량을 과속으로 몰다가 사고를 냈다. 경찰관이 탄 오토바이를 친 뒤 그대로 달아난 것. 혈중알코올농도가 법적 허용치를 초과한 음주운전이었다. 

해당 경찰관은 사망했다. 하지만 음주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고, 오라윳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런 그는 해외로 나간 뒤 8년 동안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최근 그에게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를 지켜 본 태국인들은 분노했다. 레드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에디터 이재우>

▷참고 사이트와 자료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미국 경제매체 패스트컴퍼니/영국 매체 ‘더선’/방콕포스트/레드불 홈페이지/자일스 루리 저 『미쉐린 타이어는 왜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겼을까』 중앙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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