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다 집안의 '특별한 가훈'
도요다 집안의 '특별한 가훈'
  • 정희선 애널리스트
  • 승인 2020.08.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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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 photo=도요타타임즈

일대일업’(一代一業) 도요다 가문의 가훈
<도쿄=정희선 애널리스트(재팬올 일본대표)> 도요타자동차그룹을 일군 도요다가(豊田家)의 가훈으로 ‘일대일업’(一代一業)이라는 것이 있다. 한 대(代)에 하나의 사업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미다. 가훈의 시작은 발명왕 도요다 사키치(豊田佐吉:1867~1930)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도요타자동직기(豊田自動織機)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그의 아들 도요다 키이치로(豊田喜一郎:~1894~1952)는 업종을 바꿔 도요타자동차를 세웠다. 키이치로의 아들이자 현 도요타 명예회장인 도요다 쇼이치로(豊田章一郎:1925~)는 도요타홈(トヨタホーム)이라는 회사를 통해 주택사업을 성장시켰다.

그렇다면, 쇼이치로의 아들인 4대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63) 사장은 어떨까. 도요타자동차가 운영하는 미디어 도요타타임즈(Toyotatimes)는 최근 아키오 사장이 추진하는 새로운 ‘업’(業)에 대해 집중조명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아키오 사장은 소프트웨어 사업에 전력하고 있다. 

도요타와 협력사 아이신, 덴소가 출자해 TRI-AD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건 2018년 3월이다.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이 주목적이다. CEO 제임스 쿠프너(James Kuffner)는 구글에서 영입해 왔다.

TRI-AD라는 회사를 ‘우븐’(Woven)으로 개편
TRI-AD는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 어드밴스트 디벨러프먼트’(Toyota Research Institute Advanced Development)라는 긴 영문명의 앞글자다. 도요타에서 이 회사의 긴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사람들은 없다. 줄여서 TRI-AD라고 부른다. 

이 회사는 7월 28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리한 것. 우븐 플래닛 홀딩스(Woven Planet Holdings), 우븐 코어(Woven CORE), 우븐 알파(Woven Alpha)가 그것이다. Woven은 ‘직물을 짜다’는 위브(weave)의 의미로, 아키오 사장의 증조부 도요다 사키치(豊田佐吉)가 세운 도요다자동직기(豊田自動織機) 주식회사의 ‘직물’(織)에서 비롯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새로운 회사에 상당한 금액 사재 투자”
아키오 사장은 조직개편 당시 우븐 직원들 앞에서 7분간 연설했다. 그는 “나는 이 회사에 상당한 금액의 사재를 투자하고 있다”(And so, I too, am personally investing a significant amount of my own money in this company)고 밝혀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도요타 자동차가 아니라 아키오 개인이 직접 자기 돈을 투자한다는 의미다. 

아키오 사장은 “할아버지, 아버지가 시대에 맞게 기업군을 ‘모델 체인지’ 했다”며 “미래를 위해 사재를 투자함으로써 선대의 그런 노력을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창업가문의 단순한 계승자가 아니라 도요타의 주식을 바탕으로 미래에 투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도요타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トヨタは個人のものではない)고 했다. “고객, 직원, 지역민들이 기뻐하고, 결과적으로 주주가 기뻐하는 흐름을 이어가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아키오 사장의 다음 말은 의미심장하다. “도요타만으로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トヨタだけでは未来はつくれない). 아키오 사장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희선 재팬올 일본대표>
-인디애나대 켈리 비즈니스 스쿨(Kelly School of Business) MBA
-한국 대기업 전략기획팀 근무
-글로벌 경영컨설팅사 L.E.K 도쿄 지사 근무
-현재 도쿄 거주. 일본 산업, 기업 분석 애널리스트
-‘라이프 스타일 판매중’ ‘불황의 시대, 일본 기업에 취업하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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