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미국 리포트/ 우편투표, 그 불안한 시선
생생 미국 리포트/ 우편투표, 그 불안한 시선
  • 이훈구 미국대표
  • 승인 2020.10.22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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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통령선거(11월 3일) 열전에 돌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절레스에 거주하는 이훈구 재팬올 미국대표가 미국 선거 분위기, 한국 언론들이 놓치거나 소홀히 한 선거 관련 스토리 등을 종합해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1편)

트럼프 아성 사우스캐럴라이나에서 ‘1년 살이’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일까, 아니면 조 바이든의 집권일까. 지난 12일(미국 현지시각) 사전 현장 투표가 시작되면서 일찌감치 미국 대통령선거의 막이 올랐다.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선거’가 다는 아니다. 

복잡하고 복잡한 다국적 선거 투표용지

필자의 속내부터 털어놓겠다. 미국의 ‘복잡하고 복잡한’ 투표용지를 접하고 나니 전 세계 최초로 민주주의를 뿌리 내린 국가의 업력이 느껴진다. 또한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한 언어 서비스(언어별 투표용지)가 제공되는데, 복잡한 출신 국가 혹은 민족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것이 바로 미국 선거다.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먼저 하자면, 필자는 지금 로스앤젤레스에 있다. 지난 1년간은 사우스캐럴라이나에서 거주했다. 두 지역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사우스캐럴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성으로,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의 지역구다. 

역사적으로는 미국 최초로 흑인노예제도가 생긴 지역이며, 원래는 체로키인디언들의 영토였다. 필자가 현장에서 보기엔,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들은 ‘MADE IN THE U.S.A’에 열광했으며, 곳곳에 트럼프 사진이 걸려 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뉴스가 들려왔을 때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다”, “코로나를 이겨낸 인간승리자로서의 선거 전략을 짤 것이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선거인단(55석)이 걸린 지역이다. 원래 멕시코 영토였고 히스패닉이 초강세이며 아시아계도 많다. 여기는 무엇보다도 민주당 세력이 강하다. 누군가 “나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면 주위에선 다소 의아해 한다. 물론 트럼프 지지자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북전쟁 이후 줄곧 캘리포니아는 공화당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지사 선택까지 그런 건 아니었다. 미국인들의 성향상 주지사는 공화당 출신이 더 많이 배출되었다. 한국인들이 잘 아는 이를 예로 들면, 배우 출신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33대 주지사 후 40대 대통령 역임)과 액션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가 주지사(공화당)를 지냈다. 

필자의 경험을 하나 덧붙이자면, 1년간의 동부(사우스캐럴라이나) 살이를 마치고 원래 살던 서부(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온 후 문화적 충격에 빠졌다. 텔레비전 아침 뉴스를 트는 순간 ‘흑인 앵커’와 ‘흑인 리포터’들이 등장한 것이다. “그게 놀랄 만 한 일이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당연히 놀랄 만 한 일이다. 동부에서는 백인 앵커들만 뉴스에 나왔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TV 토론 모습.

미국 선거 시스템 정보를 제공하는 US 일렉션 프로젝트(United States Elections Project)라는 사이트가 있다. 이곳에 따르면, 16일까지 2400만 명 이상이 사전투표(Early Vote)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대선의 같은 시기에는 600만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는데, 비교하자면 이번에는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코로나 사태로 선거 당일 투표를 꺼리는 경향으로 여겨진다. 각 주별로 빠르게는 선거 45일 전부터 늦게는 2주일 전부터 사전 현장 투표가 선거일 직전까지 실시된다. 각 주는 사전 현장 투표, 우편투표, 당일 현장 투표를 합산해 선거 결과를 확정한다. 사전투표(Early Vote)는 사전 현장 투표와 우편투표를 합친 걸 말한다. 

미국에서는 우체통이 통째 도난당하는 사례도 있다.

우편투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들
필자는 우편투표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한다. 여기 현지에서는 우편 투표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편투표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못 믿겠다는 거다. 이유가 뭘까. 

미국은 국가 특성상 땅이 넓기 때문에 투표장에 가기 힘든 경우들이 많다. 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요양병원이나 노인 아파트(미국에는 노인 전용 아파트들이 많다) 같은 곳에도 투표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이동 투표소가 그렇게 많지 않다. 따라서 우편투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헌데, 우려스러운 점들이 종종 발견된다. “중국 화웨이 등으로 개인신상이 털렸다”거나, “위조 신분증들이 발견됐다”거나, “가짜 투표용지가 돌아 다닌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린다. 

무엇보다도 우려가 되는 건, 우체통 관리 문제다. 미국의 우체통(MAIL BOX)들은 종종 흑인들의 습격을 받아 털리곤 한다. 이건 인종차별적 발언이 결코 아니다. 미국의 우체통은 그들의 ‘먹잇감’이고 홈리스들이 자주 뒤지기도 한다. 이는 한국에 없는 수표(CHECK) 제도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인터넷 뱅킹도 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공과금 등은 수표에 금액을 표기하여 사인한 후 반송 봉투에 담아 우체통에 넣는다. 그런데 다수의 우체통들은 자주 털린다. 쇠꼬챙이 같은 도구 끝에 접착제를 발라 봉투들을 꺼내기도 하고, 심지어 우체통을 차에 싣고 도망간 사례도 있다. 

사정이 이러니 “선거 투표용지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중간에 분실될 우려가 많다는 얘기다. 심지어 외부에 비치된 개인 우체통이 도난되면 대리투표도 가능해지는 구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미국은 광활한 나라다. 한국처럼 CCTV가 곳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도둑 맞을 가능성도 높다. 가장 안전한 우체통은 우체국에 있지만 귀찮으면 누가 그 먼 거리를 가려고 하겠는가? 아마 미국의 ‘광범위한 투표지’를 보면 의문이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 LA=이훈구 작가(재팬올 미국대표)>

사족/ 한국과 미국 언론의 보도 행태☞
한국처럼 미국도 언론이 좌우로 양분되어 있는 건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 매체들이 늘 받아쓰기 하는 CNN이나 NYT, CBS 등은 ‘반 트럼프 언론’, 한국 언론들이 어쩌다 훑어 보는 FOX NEWS, ABC 등은 우파 언론이면서 ‘반 민주당 언론’이다. 
미국에서 뉴스를 꼼꼼히 챙겨보는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자면, 캘리포니아 혹은 뉴욕 같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상주하는 한국특파원들은 자신들의 매체 성향에 맞춰 기사를 서울로 전송하는 경향이 강한 듯하다. 역으로, 라디오 코리아, 라디오 서울 같은 교포채널은 한국의 MBN, YTN, KBS, SBS 등의 외신을 녹음해서 뉴스로 내보내는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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