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 창업주 아버지를 몰아낸 딸
주목! 이 사람/ 창업주 아버지를 몰아낸 딸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18.09.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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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카 가구의 오츠카 구미코 사장
오츠카 가구의 오츠카 구미코 사장

 

최근 일본 재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회사는 오츠카 가구(大塚家具)다. 부녀간 경영권 다툼 이후 회사는 적자 나락으로 떨어졌고, 다른 기업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오츠카 가구는 1969년 창업자 오츠카 가쓰히사(大塚勝久)가 설립한 회사로, 한때 고급가구 업계 1위를 달리기도 했다.

창업자 오츠카 가쓰히사는 2009년 은행원 출신인 딸 구미코(久美子 50)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딸은 아버지가 고수하던 고급화 전략을 버리고, 중저가 가구 판매에 주력했다. 아버지는 그런 딸이 못마땅했다. 경영권을 물려준 5년 뒤인 2014년, 아버지가 딸을 사장에서 해임하고 일선에 복귀했다.

그러자 이듬해인 2015년 3월, 딸이 주주들을 모아 거꾸로 아버지를 해임하고 사장 자리에 다시 올랐다.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2015년 이후 회사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부녀간 경영권 다툼이 발생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점이 있었다.

마카베 아키오(真壁昭夫) 호세이 대학 대학원 교수는 인터넷매체 비즈저널(8월 9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구미코 사장의 ‘사장 자리 집착’”이라고 지적했다. 마카베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15년 사장 교체 이후 오츠카 가구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오츠카 가구는 이익 감소를 막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그래도 실적이 좋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현 사장은 자신의 경영 판단 오류 등을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황이 깊어지는 가운데, 스스로의 생각에 매달려 왔다. 그 결과, 고객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그것은 경영자로서 치명적인 자질 부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카베 교수는 “구미코 사장은 지적을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자기 정당화를 해 버리는 것처럼 보인다”며 “경영자는 판단 성패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요구되는데, 오츠카 가구의 경영에는 그것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 많은 회사의 사내 분위기는 어땠을까. 전직 직원들이 입을 열었다. 구미코 사장이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는 거의 ‘안하무인’이었다고 한다. 직원 3명은 비즈저널(2017년 3월 24일자)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미코 사장은 실적 부진 등을 전부 직원 탓으로 돌리고 있다. 주주총회의 소집 통지서에도 실적 부진 이유에 대해 ‘직원들의 작업 탓“이라고 썼다.”(직원 A씨)

“1주일간 사장 지시에 따라 매장을 고쳤는데, 사원을 향해 ‘너 바보 아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보 아니냐’라는 말은 다반사다. 자신보다 연상 직원이나 임원에 대해서도 말이 험하다. 본사 사장실은 유리벽으로 되어 있다. 그곳은 ‘지옥 방’이나 다름없다. 직원이 혼나고 있는 광경이 모두 보이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은 ‘아, 또 당하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직원 C씨)

“(구미코 사장이 직원에게) ‘아직도 (거기) 있었어? 같은 공기 마시고 싶지 않아 나가’라고 말했다.” (직원 B씨)

구미코 사장의 직원들에 대한 막말, 어디서 많이 듣던 말 아닌가.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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