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유환석 화백의 ‘어린 왕자와 강원 스토리전’
전시/ 유환석 화백의 ‘어린 왕자와 강원 스토리전’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12.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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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그림 앞에 선 유환석 화백.

바다에 있어야 할 고래 한 마리가 춘천 소양강에서 헤엄치고 있다. 고래는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외친다. “또 잘못 들어왔네.”

재미난 그림을 들여다보다 ‘풋~’하고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유환석 화백의 대작 그림에 등장하는 ‘사고친 고래’ 이야기다. 대작(大作) 속 깨알 같은 장면 하나하나가 웃음을 유발하고 미소 짓게 만든다.  

한국시사만화가협회장 유환석 화백이 고향 춘천에서 일러스트레이션전(展)을 열고 있다. 일명 ‘어린 왕자와 강원 스토리전’이다. 장소는 강원디자인진흥원.

서울 언론사에서 오랫동안 시사만화(‘헹가래’)를 그렸던 유환석 화백은 올해 초 고향인 춘천으로 완전 귀향했다. 유 화백은 신문 시사만화의 산증인이다. 그가 모신 윗세대의 대표적인 시사만화가 ‘고바우’ 김성환 화백(2019년 9월 별세)부터 젊은 웹툰 작가들까지 교류와 폭이 넓다. 언론사를 떠난 후엔 강원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한국시사만화가 협회장을 맡아 오고 있다. 

“코로나 와중이라 조심스럽긴 합니다. 고민을 하다가 최소한의 관객만을 위한 전시회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알겠지만, 그림 속에 깃든 웃음과 재미, 편안함을 관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었습니다. ‘웃음 백신’ 정도(ㅎㅎ)”

유 화백이 전시 중인 그림들은 어른 키 1.5배에 달하는 대작들이다. 춘천, 강릉 등 강원도 도시들의 스토리를 깨알같은 그림에 담았다.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듯하다. 

관객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작품은 단연 ‘어린왕자’ 그림이다.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생텍쥐베리의 동화 같은 이야기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어린 왕자'는 안응렬 전 한국외대 교수가 1955년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오는 배 안에서 처음 번역했다고 알려져 있다.) 전시회엔 유 화백이 평소 즐겨 그리는 풍경 세밀화도 10여 점 걸려 있다. 

“서울에서 오랫동안 일했기에 고향 춘천엔 빚이 많습니다. 춘천의 문화, 예술 분야에 작은 힘을 보태려고 하는데, 제 힘이 닿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낮춘 멘트지만, 주위에서 그를 '더 겸손한 사람’으로 보고 있다. 강원디자인진흥원의 최인숙 원장은 “학교에서든, 전시회에서든, 유환석 화백님은 진정성 있고 성실한 분으로 통한다”고 했다. 함께 전시회를 관람한 유병훈 강원대 명예교수(서양화가)는 유 화백에 대해 “요즘말로 ‘찐’사람이지”라고 했다. 

유환석 화백의 ‘찐’일러스트레이션전은 12월 6일까지 열린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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