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한줄 어록/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면 늦다
CEO 한줄 어록/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면 늦다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0.12.1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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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이데미쓰 사조(出光佐三) 
▶경력: 석유 재벌 이데미쓰흥산(出光興産) 창업자 
▶평가: 석유왕. 소설로 출간됐고 영화화 되기도 했던 ‘해적이라 불리운 사나이’(海賊とよばれた男)의 모델.
▶태생: 후쿠오카현
▶생몰연도: 1885∼1981년

흔히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물은 들어왔는데 노가 없다면 낭패가 아닌가. 노를 준비해 둬야 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물 들어올 때 나중에 물이 빠지는 걸 대비하는 자세다. 

일본 정유업계 2위인 이데미쓰흥산(出光興産)의 창업자 이데미쓰 사조(出光佐三:1885∼1981)의 생각도 그러했다. 그는 ‘순경에선 비관하고, 역경에서는 낙관하라’(順境にいて悲観し、逆境において楽観せよ)고 했다. 순조로운 환경(순경)에선 나쁠 때를 생각하고, 어려운 환경(역경)에선 긍적적인 시각을 가지라는 거다. 기업환경으로 말하면, 경기가 좋을 때는 나쁠 때를, 나쁠 때는 좋을 때를 대비하라는 얘기다. 

이데미쓰 사조 “역경엔 긍정적인 시각 가지라”
‘석유왕’이라는 별칭을 가진 입지전적인 인물 이데미쓰 사조는 1911년 후쿠오카현 모지시에서 이데미쓰상회(出光商会)를 설립하면서 기계오일 판매업에 뛰어들었다. 지금의 명칭인 이데미쓰흥산을 설립한 건 1940년이다. 태평양전쟁 패전 후 도산에 빠진 회사직원들에게 그는 ‘푸념은 그만두라’(愚痴をやめよ)라는 말로 일갈했다. 

이데미쓰흥산과 이데미쓰 사조의 진면목을 일본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보여준 결정적 사건이 있었다. 1953년에 발생한 이른바 ‘잇쇼마루(日章丸) 사건’이다. 중동의 이란이 석유자본을 국유화 해버리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영국이 이에 반발해 해상 봉쇄령을 내렸다. 

이데미쓰 사조는 유조선 잇쇼마루호를 급파, 봉쇄령을 뚫고 일본에 부족한 석유를 들여왔다. 패전국 일본의 한 석유회사가 서구 세력의 한 축인 영국에 대항한 엄청난 대사건이었다. 국제 석유자본에 맞선 이런 이데미쓰 사조를 모델로 『해적이라고 불린 사나이』라는 소설이 출간되기도 했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지나치게 영웅화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국 석유자본에 맞선 ‘일본의 석유왕’ 기사 참고)

이데미쓰흥산, JXTG홀딩스와 일본 정유업계 양대축
한때 난립하던 일본 정유업계는 합병을 통해 수(數)는 줄이고 몸집은 키워나갔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데미쓰흥산과 JXTG홀딩스다. 현재 이데미쓰흥산은 JXTG홀딩스와 정유업계 양대축을 이루는 석유, 에너지 기업이다. 이데미쓰흥산은 지난해 업계 5위인 ‘쇼와쉘(昭和Shell: showa-shell) 석유’를 완전 자회사(경영통합)로 흡수했다. 

업계 선두 JXTG의 통합 과정은 좀 복잡하다. 2010년 신일본석유와 신닛코홀딩스가 경영통합해 JX가 출범했다. 2017년엔 JX홀딩스가 3위 도넨제네럴석유(TonenGeneral: 2000년 제너럴석유와 도넨의 합병)를 통합해 거대그룹 JXTG로 탈바꿈했다. 올해 6월, JXTG는 상호를 ENEOS Corporation으로 변경했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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