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먹여 살리는 ‘거대 비즈니스’ AWS
아마존 먹여 살리는 ‘거대 비즈니스’ AWS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1.02.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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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재우> 최근 제프 베조스에 이어 아마존을 이끌 새 CEO로 앤디 제시(Andy Jassy·53)가 낙점됐다. 앤디 제시는 베조스의 DNA를 완벽하게 계승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릿쿄대학(立教大学) 비즈니스스쿨의 다나카 미치아키(田中道昭) 교수는 일본경제매체 ‘프레지던트’ 기고 글에서  “이번 CEO 교체는 아마존의 위기감 표현”이라고 정리했다. 

소매업에서는 월마트가 아마존을 쫓아 오고 있고, 클라우드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급격하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이런 가운데 ‘베조스의 오른팔’ 앤디 제시가 기용됐다. 주된 이유는 그가 아마존의 클라우드 비즈니스인 AWS(Amazon Web Services)를 구축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AWS는 아마존의 사업 중에서도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앤디 제시는 헝가리계 유대인이다. 미국 뉴욕 출신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하고 1997년 마케팅 매니저로 아마존에 입사했다. 2003년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론칭한 게 바로 그다. AWS는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3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럼, 도대체 AWS는 아마존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을까. 마이크로소프트 일본법인 사장과 와세다대 비즈니스스쿨 객원교수를 지낸 나루케 마코토(成毛眞)가 쓴 『아마존의 야망』(2019, 서울문화사)을 통해 살펴봤다. 

아마존의 수장이 제프 베조스에서  그의 '오른팔' 앤디 제시로 바뀐다. 

AWS는 아마존을 먹여 살리는 거대한 비즈니스
나루케 마코토는 AWS에 대해 ‘아마존을 먹여 살리는 거대한 비즈니스’라고 평했다. 그는 “(2017년 10~12월 동안) AWS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약 35%였다. 2~4위인 마이크로소프트, IBM, 구글의 시장 점유율을 합쳐도 아마존 한 회사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AWS의 출발은 원래 아마존의 소매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나루케 마코토는 “철저한 비밀주의를 추구하는 아마존이니만큼 AWS 역시 베일에 싸여있는 사업이었다”고 했다. AWS 구축과 관련해 책임자 앤디 제시는 2013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00년대 초반에 소매업을 신속하게 전개하기 위해 인프라(시스템 기반)를 구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클라우드를 구축해가는 중에 다른 기업에도 이런 서비스가 되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WS 영업이익,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 넘어서
나루케 마코토에 따르면, 2013년 시점에 AWS 매출은 3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소매업쪽 매출은 600억 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2016년부터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 앤디 제시는 2016년 12월 26일 닛케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1000억 달러 규모의 소매 사업을 넘어 AWS는 아마존 최대의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회사가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선언이었다. 

아마존과 AWS의 매출, 영업이익을 비교해 보면 재밌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2017년 아마존의 전체 매출은 1778억 달러였다. 그중 AWS의 매출액은 174억 달러로, 회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반면, 그해 아마존의 전체 영업이익은 41억 달러. 하나의 사업 부분에 지나지 않았던 AWS의 영업이익은 43억 달러였다. AWS가 온라인 판매 사업의 적자를 보완하고 회사 전체를 떠받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나루케 마코토는 “매출액으로 볼 때 아마존 전체의 10% 정도 규모(174억 달러)에 지나지 않는 AWS가 회사 전체 규모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수익 관점에서 보자면,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라는 평가를 들을만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다른 회사들과 비교할 때 AWS의 영업이익률은 상당히 높다. 나루케 마코토는 “일본 상장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대략 7%인데 비해, AWS의 2017년 영업이익률은 25%나 됐다”고 했다. 캐시플로 경영을 내세운 아마존이 AWS로 벌어 들이는 수익을 소매사업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CIA가 IBM에서 AWS(아마존)로 고객이 바뀐건 충격”
AWS의 파워는 막강한 고객사 명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현재 세계 19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 AWS는 해마다 기능을 강화하면서 서비스 개시 이후 60회 이상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고객사들을 좀 살펴보자. 나루케 마코토는 “일본에서는 미쓰비시UFJ은행, 히타치제작소, 캐논, 기린맥주, 패스트리테일링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기업부터 신흥기업까지 AWS 도입에 나섰다”고 했다.

심지어 언론사도 있다. 마이니치신문의 경우, 뉴스 운영에 AWS 서버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나루케 마코토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2015년부터 디지털의 핵심인 뉴스 사이트의 서버를 AWS로 옮겨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정부 기관 NASA를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 맥도날드, 버즈피드, 에어비엔비, 넷플릭스 등이 AWS 고객이다. 특히 AWS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고객사가 있다. 바로 CIA(미 중앙정보국)이다.

나루케 마코토는 “CIA의 수주처가 아마존으로 바뀐 것은 충격이었다”며 “정부기관의 일은 IBM처럼 전통이 있는 대기업이 독점 수주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이어갔다. 

“IBM은 정부에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미연방재판소가 ‘AWS의 제안 방법이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경합 결과는 접전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마존이 뛰어나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선언 효과가 컸다. AWS의 신용에 정부, 그것도 기밀 정보를 취급하는 CIA가 보증서를 발급해준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공적 기관과 기업들이 AWS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아마존의 야망’, 160쪽)

이렇듯, 베조스에 이어 앤디 제시가 아마존의 운전대를 잡으면서 클라우드 회사의 입지를 더 단단하게 굳힐 전망이다. 릿쿄대학의 다나카 미치아키 교수는 “이번 CEO 교체로 아마존의 경영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의사 결정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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