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한줄 어록/ 대들보에 바퀴를 달아라
CEO 한줄 어록/ 대들보에 바퀴를 달아라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1.02.1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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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오카다 다쿠야(岡田卓也)
▶경력: 일본 유통 대기업 이온(AEON) 창업자
▶태생: 미에현
▶나이: 1925년생(96세)

“대들보에 바퀴를 달아라”(大黒柱に車をつけよ)

일본의 거대 유통기업 이온(AEON). 이온의 성장 열쇠는 창업가문의 가훈(위 문장)에 있었다. 집이나 건물의 경우, 대들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그런 대들보에 바퀴를 달라니?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이 가훈은 극적인 발상의 전환을 담고 있다. 대들보에 바퀴를 달아 움직이게 하라는 것이다. 이온그룹 창업자 오카다 다쿠야(岡田卓也) 명예회장은 오카다 가문의 가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날 상점엔 중간에 대들보 기둥이 있었어요. 그 아래에 바퀴(차)를 매달라는 것입니다. 그건 시대(처지)의 변화에 대응하라는 의미입니다. 기업은 과거의 성공을 버리고 늘 자기 변혁을 해야 합니다.”

“만들어내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오카다 다쿠야 명예회장은 그런 변화와 혁신 중에서 ‘버림’의 철학도 강조했다.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버리는 것이다”.(あたらしく創ることよりも大事なことは捨てることだ)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1909~2005)가 말한 “혁신의 열쇠는 버리는 데 있다”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오카다야(岡田屋)에서 출발해 쟈스코를 거쳐 이온(AEON)그룹으로 변모했다.

오카다에서 쟈스코, 다시 이온그룹으로 발전
이온그룹은 포목가게 오카다야(岡田屋)에서 출발했다. 에도시대부터 이 가게를 운영해 온 오카다 가문의 7대 당주가 오카다 다쿠야이다.

1925년생인 그는 미에현(三重県) 욧카이치(四日市) 태생. 학창 시절의 다쿠야는 시험 성적을 교실에 붙여내는 것에 반발해 동료와 함께 종이를 찢어 버리거나, 도덕 시험지를 백지로 내는 등 다소 문제아로 성장했다.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23세의 누나 오카다 치즈코(岡田千鶴子: 결혼 후 코지마 치즈코가 됨)가 오카다포목점의 대표를 맡았다. 당시 그녀는 약혼자가 있었지만, 장남 다쿠야가 제몫을 할 때까지 결혼을 미뤘다. 

전쟁통이던 1945년 6월, 격렬한 공습으로 동네는 잿더미가 되었고, 포목점은 창고만 남고 모두 불타 버렸다. 그런 가게를 지킨 건 누나 치즈코였다. 다쿠야는 1948년 와세다대 상학부를 졸업하고 나서야 대표를 물려받았다. 그의 누나 치즈코는 이온그룹의 기반을 닦은 '막후 주역'이었던 셈. 다쿠야는 훗날 “누나 치즈코가 있었기에 지금의 이온 성장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제조업 중심의 경제계에 소매업 지위 강조
오카다 다쿠야는 ‘오카다야’(岡田屋) 이미지가 고리타분하다고 느꼈다. 1969년 전통적인 이름을 버리고 소매업체 후타기(フタギ), 시로(シロ)를 흡수합병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종합슈퍼 ‘쟈스코’(ジャスコ: 재팬 유나이티드 스토어즈 컴퍼니의 약자)다. 

초대 사장에 오른 오카다 다쿠야는 쟈스코 설립 20년이 되던 1989년, 그룹 이름을 이온으로 바꿨다. 이온은 라틴어로 ‘영원’을 의미한다. 로고를 보면 A와E가 서로 붙어 있으며, A,E,O를 원이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오카다 다쿠야는 1984년까지 14년간 경영을 맡았고, 2000년 회장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다쿠야 명예회장은 제조업 중심인 일본 경제계를 향해 "소매업의 지위를 높여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이온환경재단(1990년 설립) 이사장을 맡아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온그룹 자료에 따르면, 이온은 현재 종업원 수 58만명(그룹 합계), 점포 수 1만9000개로, 영업이익은 8조 6000억엔(2020년 2월 연결합계 기준)에 이른다.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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