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한줄 어록/ 결정 내릴 땐 망설이지 마라
CEO 한줄 어록/ 결정 내릴 땐 망설이지 마라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1.03.02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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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오카다 미츠노부(岡田光信)
▶경력: 우주 청소 벤처기업 아스트로 스케일(Astroscale) 창업자 겸 CEO
▶태생: 효고현 고베시
▶나이: 49세(1973년생)

우주폐기물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 photo=넷플릭스 홈페이지

쓰레기 하나 없는 아름다운 우주 꿈꿔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 배경은 2092년. 우주 폐기물을 처리하는 청소부를 그리고 있다. 영화처럼 ‘우주’를 기회의 땅으로 만든 벤처회사가 있다. 아스트로 스케일(Astroscale)이다. 세계 최초의 ‘우주 청소부’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운 회사다. 정의하자면, 우주 주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우주 파편)을 처리하는 서비스를 한다. 이 회사의 창업자 겸 CEO 오카다 미츠노부(岡田光信)는 자신의 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주 전함 야마토’와 ‘은하철도 999’에 푹 빠진 세대였다. 이 지구와 우주를 정기적으로 왕복하는 은하철도가 달리고 있고, 그 궤도에 쓰레기 하나 없는 아름다운 우주가 펼쳐져 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목표로 하는 우주 본연의 모습이었다.> (2021년 2월 12일 AERA)

오카다 미츠노부가 ‘우주의 꿈’을 갖게 된 건 고교 1학년 무렵이다. 당시 미국 NASA의 우주 캠프에 참가했는데, 거기서 일본 최초의 우주비행사 모리 마모루(毛利衛)의 영향을 받았다. 

아스트로 스케일(Astroscale) 창업자 겸 CEO 오카다 미츠노부. photo=아스트로 스케일 홈피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기업사례로 채택
아스트로 스케일은 2013년 설립됐다. 본사는 싱가포르, 일본에 R&D 거점을 두고 있다. 흥미로운 건 하버드대학이 이 기업을 배우고 있다는 것. 세계 최고의 경영 대학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엔 일본 기업의 사례를 공부하는 이른바 ‘케이스 스터디’가 많이 채택되어 있는데, 2015년엔 아스트로 스케일의 사례도 교재로 채택되었다. 

창업자 오카다 미츠노부는 엘리트 코스만 밟아왔다. 효고현 고베 출신(1973년생)으로 도쿄대 농학부를 졸업한 후 재무성에 들어갔다. 맥킨지&컴퍼니로 이직한 후에는 미국 퍼듀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퍼듀대는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모교다) 

그런 오카다 미츠노부는 경영 컨설턴트가 아니라 스스로 경영을 해보고 싶었다. 일본,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을 거점으로 10년 동안 금융·IT업계의 글로벌 경영자로 일하다 인생의 궤도를 수정한 건 나이 마흔을 앞둔 시점이었다. 

엘리트 코스 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창업
2013년 4월, 그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우주 쓰레기 회의:European Conference on Space Debris)에 참가했다. 거기서 그는 우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고, 아직까지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다음은 창업 결정을 하게 된 그의 말이다. 

<그때 내 자본금은 단 2000만엔 뿐이었지만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명확한 과제가 있었고, 그걸 아직 아무도 하지 않았는데, 이만한 훌륭한 스토리가 어디 있겠습니까. 나는 40세에 드디어 ‘정말 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독일 회의가 끝난 10일 후 혼자 회사를 만들었습니다.>(2021년 2월 12일 AERA)

그는 자금도, 인맥도, 기술도, 시장도 없는 상태에서 창업했다. 그런 무모한 도전은 6년만에 150억엔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고, 자체 기술로 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까지 구축했다. 

우주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전해주는 아스트로 스케일 홈피

지구 주위에 규모 큰 우주 쓰레기 3만 개 이상
그럼, 우주 공간엔 쓰레기가 얼마나 있을까. 1950년까지 우주엔 쓰레기가 없었다. 우주개발을 시작하면서 오래된 인공위성과 로켓 상단 부분이 파편으로 변해 우주 쓰레기로 방치됐다. 그런 쓰레기는 초속 8킬로미터, 즉 총알 30배의 속도로 매일 지구를 약 16바퀴 돌고 있다고 한다. 

그런 우주 쓰레기에 종종 인공위성이 충돌, 망가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현재 지구 주위에 인공위성이 2000개 가까이 있는데, 그 주위엔 비교적 큰 것(10센티미터 이상)만 3만 4000개가 넘는 우주 쓰레기(우주 파편)가 관측되고 있다고 한다.(1~10센미터 사이는 90만개)

오카다 미츠노부는 우주 쓰레기가 ‘세계에서 가장 성가신 문제’(世界一厄介な問題)라고 말한다. 그는 2019년 『우직하게, 깊이 생각한다』(愚直に、考え抜く)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자신처럼 꿈에 도전하기 위해선 ‘우직하게, 깊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의 부제는 ‘세계에서 가장 성가신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법’(世界一厄介な問題を解決する思考法)

카다 미츠노부. 그가 만약 엘리트 컨설턴트 자리에 미련을 가지고 창업 결정을 망설였다면 ‘우주 청소’라는 기상천외한 비즈니스 모델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진정,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그걸 우직하게, 깊이 생각해 봤다면, 뭐든 망설이지 마시라. <에디터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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