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한줄 어록/ 돈 외에 ‘다른 가치’를 찾아라
CEO 한줄 어록/ 돈 외에 ‘다른 가치’를 찾아라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1.03.15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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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학파의 태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1912년~2006). 그는 50년 전인 1970년 10월 13일, 뉴욕타임즈 매거진에 ‘프리드먼 독트린’(Friedman Doctrine)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기업(비즈니스)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증대하는 것”(The Social Responsibility of Business Is To Increase Its Profits)이라는 게 핵심 내용이다. 

자유시장주의를 대변하던 프리드먼 교수의 이 논쟁적인 에세이는 전통적인 기업관을 그대로 대변한다. 하지만 현재의 기업들에겐 ‘ESG 경영’(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과 같은 새로운 가치가 요구되고 있다. 이익 이외에 사회공헌이라는 또 다른 바퀴를 함께 굴려야 살아 남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기업에 속한 개인 또한 마찬가지다. 일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하지만 거기에 매몰 되어서는 안된다. 이번에 소개하는 글로벌 화학기업 ‘일본촉매’(日本触媒)의 야타가이 다이조(八谷泰造) 전 사장은 “돈 이외에 다른 의미있는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권했다. 그는 1970년에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한 줄 어록’을 엮어 봤다. <에디터 이재우>

▶이름: 야타가이 다이조(八谷泰造)
▶경력: 일본 화학기업 ‘일본촉매’(日本触媒) 2대 사장이자 실질적 창업자
▶평가: 일본 석유화학의 선구자
▶태생: 히로시마현
▶생몰연도: 1906~1970년

“특유의 담대함과 끈기를 가진 경영자”
야타가이 다이조는 쇼와시대의 입지전적인 경영자로, 일본촉매의 실질적 창업자다. 히로시마현 출신으로 오사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사카 제국대학 응용화학과를 졸업(박사 취득)했다. 

일본 경영전문가들은 그를 ‘특유의 담대함과 끈기를 가진 경영자’라고 평하고 있다. 그런 야타가이 다이조는 회사가 경영위기에 빠지자 재계의 중진을 설득해 제철소의 기술자를 스카우트하고, 열차 담판을 통해 1000만엔의 출자금을 받아낸 일화가 있다.  

-회사 이름이 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이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일본촉매’(日本触媒: Nippon Shokubai)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일본 화학기업입니다. 촉매제 분야에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죠.” 

일본촉매의 4개 사업 분야는 기초 화학품(35.2%), 정밀 화학품(7.6%, 합성수지(10.4%), 환경 촉매(16.8%) 순이다. 

일본촉매는 '고흡수성수지(SAP) 종이 기저귀' 세계시장의 점유율 4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SAP를 이용해 중국 산림녹화에도 참여하고 있다.  

-고흡수성수지(SAP) 시장의 강자라고 들었다. 
“우리는 선진적인 미국 기업의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자사 고유의 기술을 고집했어요. 그렇게 1959년 일본 최초로 산화 에틸렌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회사 제품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고흡수성수지(SAP:Superabsorbent Polyme) 분야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한 종이 기저귀는 세계 시장의 4분의 1을 점유하고 있죠.”

-이 고흡수성수지(SAP)를 이용해 지구 온난화 방지에 노력 중이라던데.
“땅의 사막화를 막는 비장의 카드로 세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SAP입니다. 우리 기술로 만든 SAP 단 1g은 물 1리터를 흡수하는 능력이 있어요. 이 SAP를 모래에 혼합하면, 모래땅의 보수력(保水力)이 높아지면서 사막을 조금씩 녹지로 바꿀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본촉매는 실제로 중국 내륙 등지의 조림녹화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SAP로 돈벌이도 하고 동시에 기후 온난화에도 적극적인 책임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2대 사장으로 취임한 게 1949년이죠?
“일본촉매는 ‘오사메 합성 화학공업 주식회사’(ヲサメ合成化学工業株式会社:1941년 설립)로 출발했어요. 1949년 일본촉매 화학공업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꾸면서 제가 2대 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야타가이 다이조(왼쪽 아래)를 모델로 한 경제소설 '불꽃의 경영자'(왼쪽 위)와 드라마. 얼굴 사진은 슈칸겐다이 캡쳐.

-경제소설의 실제 모델인데.
“맞습니다. 일본 경제소설의 주인공으로 나왔어요. 1986년 경제소설의 거장 다카스키 료(高杉良·81)가 『불꽃의 경영자(炎の経営者)』라는 작품을 출간했습니다. 소설의 실제 모델이 접니다.” 

『불꽃의 경영자(炎の経営者)』는 오사카의 작은 공장을 글로벌 화학기업으로 성장시킨 인생 스토리를 담았다. 비즈니스맨들의 필독서(스테디셀러)로 평가받았던 이 책을 바탕으로 TV 드라마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책에서는 당신의 삶을 조망할 수 있는 여러 어록이 등장한다. 
“‘돈벌이’에 대한 다소 낭만적인 어록 하나를 소개하죠. <일이란 돈을 얻는 수단일지 모르지만, 그 이외에 뭔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인생은 너무나도 허전하다.>((働くということは、金を得る手段かもしれないが、しかし、それ以外になにかあるはずだ。そうでなければ人生は余りにも寂しい。)

야타가이 다이조와의 가상 인터뷰를 짧게 정리하면, 일=돈벌이+?. 물음표는 각자(또는 기업)가 채우기 나름이다. 그게 개인적인 것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야다가이 다이조는 1966년부터 당뇨병을 앓다가 해외 출장 등의 격무가 겹치면서 1970년 쓰러져 다시는 사장실로 돌아오지 못했다.(당시 63세) 1949년부터 써오던 회사 이름(일본촉매 화학공업)은 그의 사망 21년 후인 1991년, 일본촉매(日本触媒)로 개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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