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한줄 어록/ 버드나무처럼 살아야 한다
CEO 한줄 어록/ 버드나무처럼 살아야 한다
  • 에디터 이재우
  • 승인 2021.05.18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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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조노대학(花園大学) 문학부 불교학과 출신의 소프트뱅크 미야카와 쥰이치 사장. 

▶이름: 미야카와 쥰이치(宮川潤一) 
▶경력: 소프트뱅크 사장
▶태생: 아이치현 출신
▶나이: 1965년생(56)

이름없는 대학 ‘불교학과 출신’의 소프트뱅크 사장
<에디터 이재우> 미야카와 쥰이치(宮川潤一·56) 소프트뱅크 부사장 겸 CTO(최고기술 책임자)가 새로운 사장에 취임한 건 올해 4월 1일이다. 도쿄대, 교토대 등 명문대 출신 임원들이 수두룩한 소프트뱅크그룹 내에서 그는 이른바 ‘이름 없는’ 대학을 나온 인재로 통한다. 

더군다나 그는 이공계가 아닌 불교학과를 나왔다. 그가 그룹 자회사 소프트뱅크(휴대통신) 사장으로 지명되자 “이색 경력의 소유자”라며 큰 화제가 됐다. 미야카와 쥰이치. 그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소프트뱅크 사장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스님 아들로 태어나...신문 스크랩으로 경제 지식 익혀
미야카와 쥰이치는 1965년 아이치현 이누야마시(犬山市)에 있는 임제종파 사찰 스님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 바람대로 장래에 주지가 되기 위해 교토 소재 하나조노대학(花園大学) 문학부 불교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학비를 벌기 위해 찻집(다방)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진로를 틀게 된다. 가게에 찾아오는 기업인들의 모습을 보고 비즈니스계 진출을 꿈꾼 것. 그는 훗날 하나조노대학 강연에서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방 주인이 매일 그 전날 신문을 챙겨 줬습니다. 저는 관심있는 기사를 잘라내어 책자로 만들었습니다. 4년 동안 10권이나 됐죠. 가게 아르바이트에서 수준 높은 손님들과 대화를 해야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기사에서 정보(지식)를 모았죠.”

인터넷 기업 창업 후 사장...소프트뱅크에 인수
미야카와 쥰이치는 대학 졸업 후 회계사무소에서 2년 가량 근무하면서 ‘경제감각’을 배웠다. 잠시 소각로 제조업에서 일하다, 막 붐을 타기 시작한 인터넷에 착안해 1991년 인터넷 기업(모모타로 인터넷)을 설립했다. 

이후 2000년대엔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담당하는 ‘도쿄 메탈릭 통신’ 등 사장에 취임했다. 그가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과 인연을 맺은 건 2003년이다. 당시 회사가 소프트뱅크에 인수되면서 이사로 입사하게 된 것. 

입사 후 모바일 등 핵심 첨단사업에서 일한 미야카와는 손정의 회장의 ‘오른발’로 불리게 되었다. 승진 속도도 빨랐다. 2007년 소프트뱅크 전무 겸 CTO에 올랐고, 2018년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엔 도요타와 공동 출자한 모네 테크놀로지(MONET Technologies) 사장으로 발탁됐다. 

미국기업 ‘스프린트’ 경영 재건하면서 능력 인정
마침내 올해 4월 그룹 자회사 소프트뱅크(휴대통신)의 사장 자리까지 꿰차게 되었다. 명문대 출신도 아닌 그가 주력사 사령탑에 오른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언론과 전문가들은 “CTO를 맡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기술에 정통하다. 또 스프린트를 재건하는 등 해외 경험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손정의 회장은 2013년 7월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 휴대폰 대기업 스프린트(현 T모바일 US)를 인수했는데, 상황은 최악이었다. 당시 미국으로 건너가(기술 담당 임원) 이 회사를 재건한 게 미야카와였다. 정리하면, 학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경험과 능력으로 사장에 발탁됐다는 얘기다.

손정의 회장은 평소 미야카와의 스타일에 대해 “나와 닮은꼴(相似形) 인물 중 하나”(닛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런 미야카와는 모교인 하나조노대학 강연에서 “버드나무처럼 살자(柳のように生きる)”는 말을 강조했다. 

버드나무처럼 유연한 사고와 기술, 경험 강조
닛케이는 이에 대해 “그는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잎을 흔드는 버드나무(柳) 같은 인생관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야카와가 말하는 버드나무는 줏대없이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는 버드나무가 아니다. 버드나무처럼 유연한 사고와 기술, 경험을 갖고 살자는 취지다. 

미야카와는 “소프트뱅크 이사회에서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은 나뿐이다. 옛날 학교의 레벨에 연연하는 인간은 수준이 낮은 인간이다. 실력사회에서 학력 같은 건 전혀 관계없다”는 말로 모교 후배들을 북돋워졌다.

손정의 회장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실패와 도전이라는 단어에 방점을 둔다. “소프트뱅크의 모든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가) 이대로 좋은가?’라고 묻고 싶다. 모두가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해주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실패를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10개 도전해서 1개 성공하면 본전은 한거라고 본다. 직원들이 계속해서 도전을 해주기 바란다.”(4월 1일 소프트뱅크뉴스 사장 취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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