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마쓰이 타다미쓰(松井忠三)
▶경력: 무인양품의 '양품계획'(良品計画) 전 회장
▶태생: 시즈오카현
▶나이: 1949년생(72세)
마쓰이 타다미쓰, 좌천으로 인생역전...사장까지 올라
<에디터 이재우> 마쓰이 타다미쓰(松井忠三)는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브랜드 무인양품(MUJI)을 운영하는 회사 ‘양품계획’(良品計画)의 회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시즈오카현의 농사 짓는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시절 배구선수로 뛰었다. 도쿄교육대학(현 츠쿠바 대학) 체육학부에 들어간 마쓰이 타다미쓰는 재학 중 학생운동의 핵심 멤버로 활동했고, 오키나와 반환운동에 나섰다가 체포, 구금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졸업 후 입사한 회사가 세이유(西友)였다. 가정용품 매장에 배속됐던 그는 1991년 좌천 당하게 된다. 그 인사 발령으로 세이유의 자회사 양품계획에 총무인사과장으로 파견된다. 인생역전이 이런 걸까. 그는 이후 부장 승진, 전무이사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사장마저 꿰찮다. 그의 말을 들어본다.
“실제로 뛰어난 경영자 중 일부는 곧장 톱까지 오른 케이스보다 좌천이나 중병에 의한 휴직 또는 해외 근무 등 우여곡절을 거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역경 속에서 단련됐기 때문에 톱으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적어도 내 경우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PHP 온라인 衆知)
전설적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의 ‘단련’
자신의 경험을 통해 ‘역경 속 단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는 “계속 이기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단련하는 게 필요하다”(勝ち続けるためには鍛え続けることが必要)고 했다. 단련의 의미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단련의 중요성’을 말할 때 에도 시대 전설적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를 빼 놓을 수 없다. 니텐이치류(二天一流)의 창시자인 미야모토 무사시는 “1천일의 연습을 ‘단’(鍛)이라 하고, 1만일의 연습을 ‘련’(練)이라 한다”(千日の稽古を鍛とし、万日の稽古を練とす。)고 했다.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일본어 ‘단련’이 여기에서 연유되었다.
마쓰이 타다미쓰가 적자상태에 빠진 양품계획의 대표이사를 맡은 건 2001년이다. 당시 유니클로를 비롯한 저가 유통점의 영향으로 회사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었다. 또한 주가는 떨어지고 시가총액도 폭락하고 있었다. “무인양품의 시대는 끝났다”(無印良品の時代は終わった)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었다.
물러설 마쓰이 타다미쓰가 아니었다. 그는 무지그램(MUJI GRAM)이라는 획기적인 메뉴얼을 도입하는 등 탁월한 경영감각을 보였다. 아울러 조직개혁을 통해 V자 회복을 이뤄냈다. 더 나아가 2007년에는 사상 최대의 매출을 실현시켰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2008년 대표이사 회장으로 물러났고, 현재는 리소나홀딩스 이사 지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하나도 없다”
마쓰이 타다미쓰는 경영이든, 삶이든 경험의 중요성을 일갈한다. 그는 “인간만사 새옹지마. 향후 어떻게 될까 따위 아무도 모르지만, 단 하나 말할 수 있다면 인생에 쓸모없는 경험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원문: 人間万事塞翁が馬。将来どうなるかなんて誰にもわからないが、たったひとつ、言えることがあるとすれば、人生に無駄な経験などひとつもないということだ。)
새옹지마는 중국 전한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쓴 ‘회남자’에 나오는 고사로 알려져 있다. 원나라 때의 승려 희회기(煕晦機)가 이 고사성어를 차용해 ‘인간만사새옹마 추침헌중청우면: 人間萬事塞翁馬 推枕軒中聽雨眠: 인간 만사 새옹의 말과 같으니, 툇마루에서 비오는 소릴 들으면서 잠드네)이라는 시를 짓기도 했다.
마쓰이 타다미쓰의 말을 다시 옮기자면, 성공의 경험이든, 실패의 경험이든 모두 쓸모 있다는 것. 마쓰이 타다미쓰의 경우, 실패의 경험(좌천)이 오히려 더 쓸모 있지 않았을까. 그의 인생 법칙은 ‘좌천(실패)→단련→계속 단련→사장(성공)’으로 정리된다.